4월 16일 근처는 어쩔 수 없이 힘들다. 오늘은 여러 가지 생각이 지나치게 멀리까지 나아가며 이런저런 것들을 다 건드리는 바람에 깊은 우울감에 빠져 집에 돌아와서도 아무 것도 하지를 못했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그 상태가 이 지구에서의 나 그 자체 같다. 대체 무엇을 위해? 라는 의문이 작은 행동 하나하나마다 따라붙었다. 며칠 사이 잔뜩 쌓인 날카로운 꼬챙이 같은 의문부호들을 일단 툭툭 털어내고 내 앞에 펼쳐진 내 몫의 삶의 계단을 한발한발 나아가는 수밖에 없겠지. 늘 그랬듯이. 정말 그러는 수밖에 없나 갈 곳 없는 미안함들과 죄책감들과 괴로움들을 어딘가에 토로하는 것도 사치스러워서 거의 아무도 오지 않는 이곳에다가만 잠깐만 부려놓는다 답답해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계단을 오르겠다 내일부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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