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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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을 갖고 전문가로 살아간다는 것의 당위성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살아왔다.
이제껏 그래왔고 앞으로 난 그렇게 살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기도 했고 나 스스로와도 다짐해왔다.
감히 내가 의심을 할 수 조차 있었을까도 싶다.
내가 현재 이런 일을 하며 이렇게 살게 된 것에 대해 어떤 운명적이고 
유의미한 이유를 만들어야만 했다.
이 사회에 근사하게 속하기 위해서 나는 나 스스로를 훈련시켜 왔다.
나의 전문성을 위해 나는 내 삶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전문가 중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는 내가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를 인지한다는 것을 애써 모른척 해왔는지도 모른다.

열한 계단, 이 책에서는 전문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물음표를 달아보라고 권유한다.
아니, 노골적으로 묻고 있다.
그래서 적어도 내게 이 책은 불편한 책이고 위험한 책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자본주의사회에서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전문성을 가진 수많은
인력이 분명 더욱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개인의 삶을 통해 보면 그런 삶이 개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

이들은 중간 어딘가에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그것을 인정할 수가 없다.
... 인정하면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과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


전문성을 갖는 것이 한 분야를 깊이 탐구하는 거라면 그 반대로 어떤 삶이 있을까?
수없이 다양한 분야를 넓게 탐구하는 삶이다.
사실 그부분에 있어 곰곰히 생각해보자니
내가 전문성을 갖게 되고 계속 한 분야를 깊이 탐구하게 된 건
오롯이 나의 의지였을까?
그게 이 사회가 원하는 전문성을 가진 노동력을 제공할 사람이므로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게 아닌가 하는 부분에서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게 나의 의지로 인한 선택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은 그렇게 고통으로 다가왔다.
그게 이 사회의 분위기든, 통념이든, 세뇌이든, 관습이든, 유행이든
지나온 삶을 돌아볼수록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른 전문가들을 돌아볼수록
그곳에 내가 원하는 내가 있었는가 의문이 들었다.
그게 나인가?
그곳에 내가 있었는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한가지에 깊이 파고들다보면 다른 부분을 탐구할 기회도 시간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그럴 필요성조차 알지 못하게 되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에게는 분명 맹점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한가지 분야만 깊이 탐구하다보면 다른 분야의 너무 간단한 접근법, 과정을 모르게 되기도 한다.
경쟁적으로 한가지 분야의 '최고'가 되는 과정을 가치있게
여기는 이 시대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 맹점의 존재는 무시되어왔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다룬 개인이 가진 '소신'은 다른 말로 '도그마'일 가능성은 
누군가에게나 존재한다.



정작 이 사회에 해가 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는 책이 아니라,
이런 편협한 사고를 가진 단순한 사람들이다.

"


누군가에게 직업을 묻는다.
어떤 일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한다.
그 사람의 사회적인 지위나 조건이 궁금하다기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걸 주로 탐구하고 사는지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 사람의 직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우리의 데이터가 또 하나 쌓인다.
기존의 같은 직업을 가졌던 사람을 통해 얻은 데이터도 꺼내 비교해보곤 한다.

나 또한 하나의 큰 카테고리로 따졌을 때 '건강'과 관련한 분야를 탐구하기에
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자마자
'건강' 과 관련한 비슷한 레파토리의 질문들이 쏟아지는 경험이 많다.
당신은 이런 일을 하므로 이럴 것이다.
그런 편협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사고는 안타깝게도 그냥 생긴게 아니라,
그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처럼 정말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가 쌓였기 때문일 것이다.


몸마음 힐러로 살아가는 나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그런 선입견들이 존재할테고
나 또한 누군가를 그렇게 볼거라고 생각하며 그 부분에 대해서
본인은 절대적으로 그런 선입견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대상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다' 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나를 위해서 그리고 더 나아가 그 대상을 위해서.
결국은 그 또한 나를 위해서이지만 말이다.



그것은 원래 그대로 있었을 뿐이다.
다 나의 생각대로, 나의 해석대로 만들어진 허상이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나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내가 누구로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무엇인가를 '안다(know)'고 말하곤 하지만
그 '안다(know)'가 진정한 '앎(awareness)'이 되려면 무엇이 수반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오늘 조용한 곳에서 이 질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

당신은 누구입니까?

"


이들은 중간 어딘가에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그것을 인정할 수가 없다.
... 인정하면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과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는 책이 아니라,
이런 편협한 사고를 가진 단순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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