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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 ㅣ 피노키오의 철학 1
양운덕 지음 / 창비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스스로 생각을 올바르게 한다고 여겼다. 호기심도 많고, 의문도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왜 나는 미처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던가... 후회스럽고 경의롭기까지 했다. 프랑스에서는 철학과 문학을 제일로 친다. 철학을 하지 못하는 학생은 대학에 들어가기조차 힘들다.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는 책을 읽으면서, 출제된 철학적 질문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도 하면서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한 환상이랄까? 부러움을 갖게 되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어릴때 철학적 사고를 돕기 위한 교재나 책들이 잘 팔리는 것 같다. 내가 어릴때는 주입식 교육이나 암산만 잘하면 곧잘 칭찬을 듣고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교육환경 속에서 내 생각의 틀은 굳어져 밖을 내다보지 못한 것 같다. 철학이라는 것이 결코 돈을 쥐어주거나 삶을 보다 평탄하게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정적 역할은 아닐지언정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하찮은 것도 아니다. 삶 자체가 철학적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고, 그 의문들을 풀어헤쳐야만 내 사고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피노키오가 인간인지 나무인형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느 하나가 진리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다. 플라톤이 말했듯 진리는 어느 시간에서든 어느 장소에서든 불변하는 참이어야 한다. 나의 판단이 오랜시간, 다른 환경 속에서 같을 수 없다. 그러하기에 참을 위해 나는 철학적 사고를 더욱 키워야 할 것이고, 그에 부흥하는 과학적, 문학적 지식 역시 키워야 할 것 같다. 철학이라는 분야가 마냥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책만큼은 여러사람에게 권할 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