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얄밉지만 돈카츠는 맛있어 반갑다 사회야 25
김해창 지음, 나인완 그림 / 사계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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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과 일본이 정치, 경제적으로는 조금씩 더 금이 가고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서로를 받아들이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일본을 미워하기보다는 잘 알아보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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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밉지만 어떤 부분은 인정하고 호감도 가는 '애증의 관계', 이것이 한국과 일본 사이를 설명하는 말이라고 하면 지나친 호의일까. 신경쓰지 않고 살고 싶지만 옮기거나 바꿀수도 없는 지리적 이유때문에 관심을 끌수도 없는 나라. 사계절의 '반갑다 사회야' 시리즈 중 『일본은 얄밉지만 돈카츠는 맛있어』(이하 『일본은 얄밉지만』)의 표지를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초밥은 좋아하지만 돈카츠는 좋아하지 않고 스모가 인기있는 이유는 납득 불가하다. 일본의 전통 건축과 기모노에 호기심이 가다가도 그들의 정치적 행태를 보면 그런 관심조차 불경하게 느껴져 생각을 접곤한다. 서로 영향관계를 주고 받을 수 밖에 없는 인접국에 대해 이렇게 무관심 일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일터. 무턱대고 회피하기 보단 일단 "잘 알아보는게 먼저"다.


『일본은 얄밉지만』은 일본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소개하는 책이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에세이 분위기는 막상 책 내용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책은 일본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들을 소개하는 '일본은 어떤 곳일까?'로 시작해 '한국과 일본,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일본의 정치와 법을 살펴보자!', '일본과 이웃 나라의 관계를 살펴보자!', '일본의 생활·문화·교육을 살펴보자!'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의 전반적 정보에 대한 소개부분에서는 다양한 인포그래픽을 제시해 한국과의 비교, 세계에서 일본의 위치 등을 한 눈에 볼 있었다. 다음으로 통신사를 보냈때부터 임진왜란을 겪은 조선 시대부터 근대 이후의 양국의 역사를 서술해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현재에 이른 이유를 설명한다. 다음으로 일본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과정을 정치와 법의 변화과정을 통해 서술한다. 텐노라 불리는 일왕은 메이지 유신 이전엔 상징적 존재였다고 한다. 직접 통치권을 행사하게 된 텐노는 자국을 근대화시킨 한편 대륙 침략,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다. 전범 일왕은 미국의 필요에 의해 처벌받지 않았고 우리가 아는대로 일본은 제대로 된 반성이 없는 나라로 남게 됐다. 이러한 과정을 책에서는 정치구조와 함께 서술하고 있다.


일본과 주변국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장에서는 러시아, 중국, 한국 그리고 미국과 주고받은 영향을 소개한다. 글로만 서술했다면 복잡할 수도 있는 부분을 만화로 처리해 이해의 속도를 높였다. 일본은 전범 위패가 모셔신 신사참배와 다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분쟁 중인 가운데 경제 분야의 고려 때문에 타이완과 척을 지면서까지 중국 편을 들고 있다. 북한과는 전쟁 배상, 사과와 북송 일본인 송환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미국과는 오키나와 지역 문제를 안고 있는데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지역 주민을 희생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책에 나온 오키나와의 현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에서 강상중 교수가 말한 것처럼 일본 정부는 자국 영토를 식민화해 착취한다는 말을 이해하게 해줬다.


친구가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듯 입말체로 쓰인 글을 따라가다 보니 일본에 대한 상식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었다. 이해하기 쉬운 그림과 만화뿐 아니라 역사적 상황을 그린 일본 전토의 목판화인 우키요에 그림이 다수 들어있어 일본 문화를 한층 가까이 느껴볼 수 있었다.


알고 싶지 않지만 배제할 수도 없는 나라 일본, 그 나라에 대해 모르면서 싫어하는 것과 알고도 외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무시할 수 없는 영향관계를 주고 받는 나라를 막연히 무시하기 보다는 알고서 접어두기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그들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사이좋게 지낼 수'는 없더라도 몰라서 당하지는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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