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도 인간이었다. 약점도 있고 실수도 했다. 평전이 아닌 소설이지만 작가 제이슨 바커는 마르크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만큼 연구가 깊은 사람이다. 소설 내용 모두가 상상만으로 쓴 것이 아닐 것이란 말이다. 작가는 세상을 바꿀만한 사상을 제시한 철학자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켰다. 종기로 고생하고 여색을 탐하며 술집을 전전하는 가운데 자식이 아사하도록 실질 경제 관념이 부족한 사람, 작가가 그린 마르크스다. 주변의 희생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싶은 그의 사상적 성취는 주변 모두를 잊을 만큼 자신의 생각에 몰두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작가는 이런 마르크스의 모습도 그려냈다.
읽는 내내 마르크스의 '불손'한 '탈선'쪽에 더 마음이 기울었다. 작가가 마르크스의 아내 예니를 묘사한 방식에는 의구심이 남았다. 예니는 마르크스의 사상을 적극 지지하고 생활고를 견디며 저술 활동의 많은 부분에 기여했다. 현실 감각없는 귀족 영애의 모습만 그려진 부분에 아쉬움이 남았다. 예니와 마르크스를 다룬 다른 독서로 메워야할 빈 구석이다.
소설 『마르크스의 귀환』으로 철학자 마르크스의 인간적인 상을 얻었다. '마르크스 혁명 사상의 핵심에 가닿'기 위해선 또 다른 (많은) 독서가 필요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