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잘 가꾸는 법 자신만만 생활책
최미란 지음 / 사계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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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 생활책 시리즈 『집, 잘 가꾸는 법』이 나왔습니다. 같은 시리즈 중 『책상, 잘 쓰는 법』에서 책상 위에 올라가 있는 거의 모든 물건들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틔워줬던 터라 집 가꾸는 방법은 어떤 내용이 담겼으려나 기대됐습니다.


목차부터 살펴보니 ‘이사하기, 청소하기, 집과 자연, 이웃과 배려’ 순서로 내용이 정리돼 있습니다. 검푸른 색으로 잠든 주택가를 배경으로 노란 불빛같은 목차가 나란히 배열돼 있습니다. 아마도 이사 전날 밤인 모양입니다.


하나 아파트 4층에 살던 행복이네 식구가 이사를 갑니다. 아침 일찍 사다리차가 벌써 창문틀에 고정돼 있습니다. 하얀 물방울 무늬가 들어간 보라색 치마를 입은 할머니 혜자씨가 동네 친구 할머니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이들 솜씨처럼 투박한 그림이지만 이사짐차 옆면에 전화번호까지 표기되어 있습니다. 자신만만 생활책 시리즈의 특징이 아닌가 싶은데요. 전체적으론 코믹한 그림체를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사물이 세밀화처럼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행복이네 식구는 넷입니다. 엄마 미영씨, 할머니 혜자씨, 행복이 그리고 반려견 놀자까지. 식구들은 이사 전날 중요한 물건을 따로 챙겼습니다. 이사나가는 아침에 보물찾기를 합니다. 행복이는 장롱 밑에서 탱탱볼을, 미영씨는 가구 사이에서 중요한 서류를, 혜자씨는 서랍 뒤로 넘어간 손수건을 찾았습니다. 잃어버린 것도 잊을 무렵 찾는 물건들은 보물에 다름아니죠.


아파트와 단독주택, 빌라들이 촘촘히 들어선 동네로 이사짐차가 들어옵니다. 행복이네가 이제부터 살 집은 행복빌라 302호입니다. 책은 이사 들어갈 새집과 행복이네 살림을 보여주는데요, 프라이팬 하나, 탁상달력 하나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정말 세 식구 이사하면 이만큼 짐이 나오겠다 싶은 정도입니다. 식구들 모두 비어있는 자기 방에 들어가 방 이곳저곳을 확인합니다. 짐푸는 요령, 방안 가구 배치하는 방법 등 실용정보 사이로 눈에 띄는 것은 거실에 널부러진 할머니와 엄마입니다. 새 책상과 침대를 산 행복이는 자기 방에서 뛸 뜻이 기뻐하고 있는데 할머니와 엄마는 소파와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아이에겐 새로운 환경이 즐겁기만 하고 어른들에겐 살만한 집 꾸미기가 힘든 모양입니다.



집 가꾸기는 내 집에 이야기만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집이 안락하기 위해선 공동주택 전체의 안정이 먼저 필요합니다. 이웃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지내는만큼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분란의 소지도 적어집니다. 행복이네는 떡을 돌리며 이웃과 인사를 나눕니다.


집 가꾸기의 하이라이트, 청소하기 차례입니다. 어린 행복이마저 알고 있는 깨끗한 집을 위한 진리, 알고는 있지만 실행하기 참 어렵습니다.


깨끗한 집에 살려면 자주 청소를 해야 해.

그래야 더러움이 쌓이지 않아.

귀찮다고 청소를 미루면 때가 찌들어 청소하기 더 힘들지. p.18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청소모드로 돌입합니다. 우선 ‘청소 복장’을 갖추고, 계획적인 ‘청소요령’에 따라 청소를 합니다. 청소에는 정리정돈이 필수인데요. 행복이에게 방의 책장 정리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 몸과 눈높이에 맞춰서 스스로 물건을 정리하는 장면을 보면 어린이들이 자기 책장을 정리하고 싶어질 듯 싶습니다. 이어 서랍과 옷장 정리하는 방법이 나옵니다. 옷장 칸을 어떻게 나눠서 정리하는지, 이불, 옷, 양말 개기에서 장롱에 이불 넣는 방법까지 꼼꼼하게 설명해줍니다.


정리가 끝났으면 집을 더럽히는 먼지, 때, 냄새를 제거해야 할 텐데요. 각각의 오염이 왜 발생하는지 그 이유와 어린이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세제의 종류, 친환경 세제 활용법등을 그림으로 쉽게 알려줍니다. 그 밖의 청소 세제를 설명하는 페이지에는 배울 게 아주 많습니다. 치약으로 찌든 때 지우기, 감자 진액으로 거울 닦기, 끈적한 스티커 자국 지우기 등은 생활 유용한 팁들입니다.


자연을 집 가꾸기에 활용하는 방법들 중 실내 정원 만들기 부분은 아이들과 함께 실습해보기 좋습니다. 각종 채소와 허브, 공기 정화용 화초 키우기 중 관심있는 식물을 키워보는 건데요. 요리에 사용하는 바질을 직접 키워보고 싶어졌습니다.



이외에도 ‘황사, 미세먼지 대처법’, ‘무더위 대처법’, ‘건조할 때 대처법’, ‘한파 대처법’, ‘해충 구제법’ 등이 정말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웬만한 어른용 생활백과 못지않은 정보량입니다. 집 안팎을 깨끗이 유지하고 이웃과도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총 망라되어 있는데요. 책장을 천천히 넘기면서 꼼꼼히 읽으면 ‘집’이라는 공간을 안락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조금씩 하는 사소한 집안 일들을 묶음으로 보니 집을 집답게 유지하는데 필요한 노력의 양이 결코 작지 않게 느껴집니다.


다시 밤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가족과 함께 쉬는 그 공간이 온 가족의 노력으로 조금 더 안락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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