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부실 급식을 막아라! 우리는 민주 시민 3
정윤선 지음, 송효정 그림 / 개암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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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참여, 자유 대 규제, 민주주의 원리에 대한 것들은 민주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런 개념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정의만 들어서는 잘 와닿지 않는 것이 개념들의 속성이니까. 아마도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알려주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일 것이다.

 

『우리 학교 부실 급식을 막아라!』는 학교 급식을 소재로 민주주의의 구조를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점심 한 끼가 얼마나 중요한가. 특히 저학년 아이들은 단체 급식을 처음 접하면서 여럿이 함께하는 밥을 먹는 일의 의미를 배워나갈 수 있는 시간이다. 자신을 챙겨주는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수저를 챙기고 알맞은 양의 음식을 받아 정해진 시간 안에 먹고 자리를 치우는 일을 배우게 된다. 소수 인원과 지내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는 또다른 세계다. 친구들과 밥을 같이 먹으며 나누는 시간의 재미도 느낄 것이다.

 

점심은 한 끼지만 친구들과 아침 시간을 지내면서 힘을 소모한 후 먹는 밥이니 먹는 양이나 영양도 충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마다 영양사를 배정해 급식을 돌보게 한다. 엄마들은 혹시 아이가 아침을 부실하게 먹고 가더라도 학교에서 점심을 잘 먹으리라는 생각에 걱정을 던다. 이렇게 중요한 급식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떤 과정을 거쳐 해결할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선 어떤 조치가 취해질까. 또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해야 할까.

 

 

책은 학교 급식 문제를 민주주의 작동 원리에 충실하게 풀고 있다. 예를 들면 급식 받는 순서를 정하는 일에서 반 학생 모두가 만족할만한 방법을 찾기 위해 민주주의가 왜 필요한 것인지를 설명한다. “정치는 다수의 의견을 조정해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며 민주주의의 가치는 무엇인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원리는 무엇인지를 쉽게 알려준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각 장의 말미에 다루는 우리 역사의 실제 사례이다. 6월 민주 항쟁, 사사오입 개헌, 부마 민주 항쟁, 인혁당 재건 사건을 예로 들고 있다. 신문 기사를 제시하고 이에 대해 선생님과 아이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쓰여 있다. 서술 형식으로만 되어 있는 경우보다 이해하기 쉽고 이 사건들이 어떤 점에서 잘못된 일이었는지 어떤 부분이 민주주의에 반하는 지점인지를 짚어주고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에 이르렀는지 자세히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각장에·보너스처럼 붙어 있는 ‘한 걸음 더’도 눈여겨 볼만 하다. 민주주의의 기원, 대통령제와 의원 내각제 비교, 지방 자치 제도, 법원의 종류와 업무를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민주네 학교의 급식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유통기한을 넘긴 식재료를 사용해 어린이들이 단체로 식중독에 걸린다. 역학조사를 위해 공무원, 경찰이 제 역할을 하고 관련 법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국회위원이 나선다. 잘잘못을 가리는 과정에서 어떤 국가기관이 어떻게 개입하는지 이 과정에서 필요한 법이 어떻게 제정되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생활과 밀접한 정치를 맛볼 수 좋은 독서 기회가 되었다.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곁들인 책을 읽으면서 학교 급식에 담긴 민주주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우리 학교 부실 급식을 막아라!』는 개암나무에서 나온 ‘우리는 민주 시민’시리즈 중 한 권이다. 이 시리즈는 ‘민주주의의 다양한 가치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앞서 나온 책으로는 『내일을 바꾸는 사회 참여』, 『자유 대 규제, 무엇이 먼저일까?』가 있다. 사회 교과서의 개념을 심화하고 실생활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해 알아볼 때 읽어볼만 한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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