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이네 퇴비 하우스에 놀러 오세요
시마 오즈칸 지음, 오르한 아타 그림, 박진영 옮김 / 개암나무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렁이가 징그럽다고요?

지렁이의 고마운 마법을 알면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뒷표지 카피

 

독자의 마음을 어쩜 이렇게 딱 알아맞췄을까. 맞다. 지렁이는 징그럽다. ‘지렁이는 나를 해치지 않아’를 아무리 머리 속으로 외쳐도 비오는 날 보도 위에 드러누운 그들을 볼 때마다 혼비백산하게 된다. 의지로 멈출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렁이가 지극히 유익한 생물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끔찍하게 싫지만 없어서는 안 될 그 생물들을 조금이라도 너그럽게 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깔끔한 외모의 꿈틀이는 아파트 뒷마당에 마련된 퇴비 상자에 산다. 잘 정돈된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고 해야 할 일도 열심히 한다. 꿈틀이는 아파트에 사는 소녀 닐이 주는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며 퇴비를 만드는 일을 한다. 퇴비 상자를 열심히 돌보는 닐과 함께 환경보호에 한 몫 하는 ‘훌륭한 생태 활동가’다.

 

 

「꿈틀이네 퇴비 하우스에 놀러 오세요」는 지렁이를 멀리하고만 싶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책이다. 비록 따스한 마음으로 꿈틀이들을 대하기는 어렵다해도 그들이 하는 일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책을 보면서 꿈틀이들이 인간이 먹는 모든 것을 소화시키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방질과 유제품은 그들에게 피해야할 식품이며 인간에게도 해로운 짜고 매운 음식은 그들에게도 해로웠다.

 

쓰레기 문제의 심각함을 알지만 최대한 분리수거를 하는 정도의 노력밖에 못하는 인간으로서 꿈틀이들에게 미안하다. 자연을 모두에게 안전한 방법으로 보존하는 그들이 단지 기호에 맞지 않는 외모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싫어하니 말이다. 하지만 최대한의 의지를 발휘한다고 해도 나는 책 속의 닐처럼 꿈틀이들들을 키우는 퇴비 상자를 가까이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세상 모든 꿈틀이들이 책의 그림처럼 깜찍하면 오죽 좋을까. 그렇다면 기꺼이 퇴비장을 꾸려볼 의향도 있으련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구를 위해 온 몸으로 생을 바치는 꿈틀이들을 발로 밟아 해치지 않는 일뿐이다.

 

꿈틀이 이야기를 마친 후 ‘지렁이는 어떤 생물이에요?’, ‘퇴비가 무엇인가요?’, ‘퇴비를 이용한 친환경 유기 농업’,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길, 퇴비, ’나만의 퇴비 상자 만들기‘에 대한 해설이 그림과 함께 실려있다. 이야기의 재미와 관련 지식을 흥미롭게 얻을 수 있는 책「꿈틀이네 퇴비 하우스에 놀러 오세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