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여신 읽기의 즐거움 34
제성은 지음, 국민지 그림 / 개암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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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아이들 장래희망 1순위이던 때가 있었다. 요즘 아이들의 장래 희망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꿈은 아마도 돈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지 싶다. 누군가의 주목을 받고 싶고 선망의 대상이 되고픈 아이들은 아마도 연예인의 꿈을 더 많이 꾸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여자아이들이라면 걸그룹을 가장 많이 희망할 것이다.

 

「포토샵 여신」은 아이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다. 걸그룹이 되고 싶은 지안이는 뛰난 춤실력을 갖췄음에도 외모가 고민이다. 바람 불면 날아갈 듯한 연예인 몸매와는 거리가 먼 듬직한 체격이기 때문이다. 전학오기 전의 학교에서는 나름 춤실력으로 인기가 있어지만 지금의 학교에서는 외모로만 평가될 뿐이다. 지안이가 외모가 아닌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지안이에게 포토샵 달린 혜림이가 나타난다. 혜림이는 사진관을 하는 아버지 덕분에 사진 보정기술을 익혔다. 자신의 사진은 물론이고 지안이의 사진도 몰라보게 아름답게 변신시킨다. 혜림의 꿈 역시 연예기획사에 발탁되어 걸그룹이 되는 것이다. 혜림이가 보정한 지안이의 사진이 우연히 기획사에게 선택되어 오디션의 기회가 찾아온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잡았지만 몇 일안에 외모를 바꿀 수는 없는 일. 지안이는 어떻게 오디션을 봐야할지 고민에 빠진다.

 

자신의 정체성이 담긴 얼굴을 바꿔서라도 오디션을 보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잘 묘사되어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디션을 가고 싶지만 이 얼굴 이 몸으론 실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탈락할 것이라는 걸 아이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실력은 둘째고 외모가 우선 평가되는 업계를 꿈꾸는 아이들을 어찌해야 할까. 그 문을 통과해 만인의 선망을 받는 사람은 기껏 손에 꼽을 정도다. 대다수의 연예인 지망생들은 희망고문을 당하며 시간과 재능을 탕진하기 일쑤다. 외모 지상주의를 하루 아침에 바꿀 수도 없는 일이고 아이들의 희망을 이용하는 업계가 변하기를 바라기도 힘들다. 소수의 빛나는 ‘스타’를 꿈꾸는 아이들이 보통의 현실에 연착륙하게 도울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이 많아졌다.

 

지안이에겐 자신의 용기와 노력을 높이 평가해주고 좌절하지 않게 격려해주는 친구가 있었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겐 이런 친구가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자신을 인정해주는 친구가 곁에 있을 때 아이는 힘을 얻는다. 지안이도 혜림이의 위로에 힘을 얻고 실력만으로 자신을 드러내 보일 기회를 만들어 낸다.

 

“음…… 너는 아이돌이 되려고 춤도 열심히 연습하고, 용기를 내서 오디션도 보러 왔잖아. 내가 보기에 그냥 얼굴이 예쁘기만 한 사람들보다 네가 훨씬 멋지고 아름다운 것 같아.” pp.103-104

 

아이들 모두가 가짜 외모가 아닌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아름답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스스로 쌓은 노력과 실력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도와주는 어른들이 많다면 아이들의 생각도 더 나은 방향으로 빨리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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