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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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 또 역사를 강의하는 분들에 대해 무지한 나에게 저자 최태성은 낯선 사람이다.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시험에 충실한 강사인지 또는 청중의 정서에 충실한 강사인지 정보가 없었다. 책을 홍보하는 띠지의 문장은 아래와 같다.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나는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
- 500만 명의 가슴을 울린 인문학 명강의-

“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역사 사용법”이라는 문구까지 뒷표지에 달고 나온 책에 대해 궁금해졌다. 인문학은, 문사철은 실용의 방법을 찾기보다는 인간 삶을 단단하게 하는 학문이지 않을까. 저자 최대성은 역사를 어떻게 실용적으로 사용했을까. 게다가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통찰이라지 않은가. 표지대로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책이다.

 

저자는 역사를 삶의 해설서라고 말한다. 삶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야할 길을 잃었을 때 역사를 거울삼아 좀 더 나은 삶 나아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다. 책의 1장에는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에 따르면 역사는 무궁무진한 콘텐츠의 보고이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로서 가치가 있다. 긴 호흡으로 삶을 바라보기 위해 역사를 읽으며 희망을 찾고 현재의 욕망에 눈멀지 않을 선택을 위한 힌트 또한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힘없는 소시민이라도 자신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역사의 한 자락을 담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2장에서는 삶에 필요한 덕목들을 역사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 제시한다. 혁신, 성찰, 창조, 협상, 공감, 합리, 소통의 덕목이다. 혁신의 인물로 선덕여왕의 치세를 소개하고 성찰이 아쉬운 사례로 잉카제국의 멸망과 연개소문의 실수를 제시하는 식이다.

 

3장에서는 역사에서 롤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들을 소개한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대안을 제시하는 인물로 정도전을 든다. 실패의 이유를 고민하고 사회와 자신에 대한 인식과 비판을 놓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한다. 자신의 신념에 평생을 바친 인물로 김육을, 자신의 굴레를 탈피하기 위해 스스로의 장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했던 사람으로 장보고를, 어떤 삶을 살고자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환기시켜주는 인물로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를 소개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개인의 삶에 교훈이 될 만한 사례를 이어간다. 오리 이원익 선생과 순천 팔마비의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의 삶을 잘 사는 일의 중요성을 말한다. 이어 조선시대 여성의 지위와 근대 화가 나혜석 이야기에서 미투운동을 비추어 본다. 마지막으로 상해임시정부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시민으로서 우리의 자세와 사람 사이에서 살면서 주변관계에 충실해야 함을 경주 최부자댁 이야기를 통해 말한다.

 

역사를 말하는 최태성 저자의 미덕은 무엇보다 읽기 쉬운 입말체의 글쓰기다. 500만명의 누적 수강생을 끌어 모은 저자의 저력 또한 이러한 쉬운 이야기하기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저자가 제시하는 역사의 사례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을 맛깔스런 이야기로 다시 엮고 그 이야기를 통해 찾을 수 있는 통찰을 부담스럽지 않게 풀어놓는다. 시험을 위한 역사 강의에서 역사 속의 인간 삶을 숙고하는 인문학 강의로의 전환은 저자가 말하는 더 넓은 주변에 충실하기 위한 일일 것이다. 역사적 정보에 대한 단단한 지식을 토대로 더 정교한 성찰을 이끌어 내는 저자로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내가 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역사,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그리고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려주는 역사. 그래서 궁극적으로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게 하는 역사.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는 말은 결코 거짓이나 과장이 아닙니다.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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