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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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심리학』, 이 책의 제목이다. 다음은 이 책이 나오게 된 정황을 지은이 가야마 리카가 ‘마치며’에 쓴 것이다.

 

이 책은 아직 정년이 한참 남은 야마토쇼보 편집부 후지사와 요코 씨와의 수다로 태어난 기획이다. 기획까지는 빠르게 진행됐지만, 실제로 책이 되어 나오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이는 전적으로 미룰 때까지 미루고 보는 내 성격 때문이다.(p.239)

 

제목에 쓰인 ‘심리학’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심리학(心理學, psychology)은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한 분야를 뜻한다.’라고 나온다. 그리고 ‘마치며’에 쓰인 ‘수다’의 뜻은 ‘쓸데없이 말수가 많음. 또는 그런 말.’이라한다.

이 책은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보다는 ‘수다’에 가깝다. 나이 듦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 분석하는 내용을 기대하는 독자보다는 나이 듦에 대한 한담(閑談)을 즐겨보고 싶은 독자에게 걸맞은 책이다.

지은이 가야마 리카의 직업이 정신과 의사이며 릿쿄대학 현대심리학부 교수라고 소개되어있으나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의학지식을 다루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전체 240쪽 중에서 차례가 여섯 쪽이고, 한 장(章)과 다음 장(章) 사이에 강조 문구와 일러스트 등에 네다섯 쪽 가량을 할애하여 그냥 넘기는 책장이 많아 읽기에 부담이 없다.

『나이 듦의 심리학』은 전달하려는 주제를 설명하고 설득하거나 증명하는 대신 서체를 바꾸고, 글자크기를 달리하고, 글꼴을 진하게, 글자색은 알록달록하게, 별표를 달고, 배경색을 넣고, 밑줄을 긋는 등 꾸미는 데 신경을 많이 쓴 책이다.

 

서두에 ‘여자의 나이 듦과 정년의 의미에 관해 하나하나 고민해보기로 한자(p.15)’라고 쓰여 있는 대로 이 책은 중장년층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들 중 여성, 그중에 정년이 정해져있는 정규직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에 해당하지 않는 독자에게는 이 책이 흥미롭지 않을 수 있다.

 

연애 상대 남성을 찾을 수 없을 때 『나이 듦의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특이해서 아래에 적어본다.

 

그런 경우 주변에 있는 남성이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남성, 즉 배우나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것도 방법이다. ...... 그리고 한류 붐을 일이킨 스타들은 배우든 뮤지션이든 연상의 일본인 여성들을 결코 얕보거나 꺼리지 않았다. 예전에 욘사마 팬미팅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욘사마는 공연장에 몰려든 엄마나 할머니뻘 여성들에게 웃는 얼굴로 “여러분은 소중한 가족입니다”라고 말하며 정중하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이벤트 후반에 욘사마가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세요.......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요”라는 가슴이 철렁하는 멘트를 했을 때는 갱년기가 훨씬 지난 여성들까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꺅!”하며 새된 소리를 질렀다. ...... 예전처럼 톱스타가 일본에 오지 않는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영원히 늙지 않는 여성들의 뜨거운 설렘을 받아줄 것인가. 그것이 커다란 문제다.(p.115~116)

 

배우나 아티스트가 공연장에서 하는 언행은 공연의 일환으로 공연자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님에도 표면적인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는 해석이 특이하다. 좋은 점만 부각시켜 잘 만들어진 배우나 아티스트의 이미지에 몰입하다 보면 현실과 괴리가 생겨 실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생겨날 것인데 의사가 이런 방법을 권장한다. 한류 스타의 촬영지나 시사회장에 전세기를 타고 오는 일본 여성팬들의 심리가 이런 배경에서 생겨난 것인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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