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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따리, 한글을 지키다 - 주시경과 호머 헐버트의 한글 이야기 ㅣ 토토 역사 속의 만남
안미란 지음, 방현일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감수 / 토토북 / 2018년 4월
평점 :
민주 정체성 확립을 위해 국어 연구에 힘쓴 개화기의 언어학자, 주시경 선생.
외세의 침략으로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던 시기를 살았던 주시경 선생은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담보물이었던 우리나라 고유의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분인데요.
주시경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책, <주보따리, 한글을 지키다!>입니다.
이 당시엔 대부분이 서당에서 한학을 배웠는데요,
한문글을 배울 때 선생님이 한문을 음대로 읽어 주는데, 이때 아이들은 하나도 알아듣지를 못했어요.
그 다음에 선생님이 우리말로 새겨주어야 비로소 고개를 끄떡끄떡하며 뜻을 알 수 있었죠.
우리말로 하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을 왜 하필 어려운 한문음을 알아듣지도 못하게 사용하는지
이런 점이 주시경 선생이 훨씬 쓰기 쉬운 우리 한글을 연구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해요.
친구 평복을 통해 조선과 한글에 관심이 많은 미국인 허버트(헐벗)선생을 만나게 된 주시경 선생.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한성순보>를 접하게 되고
우리나라 외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되고 궁금해하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성년이 된 주시경 선생은 어떤 책을 접하게 되고
그 책의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똑같다는 것에 놀랍니다.
한문보다 편한 한글을 모두들 업신여기는 걸 안타까워하는 저자의 이름이 '헐벗'이라는 걸 알게 된 주시경 선생.
어렸을 때의 인연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됩니다.
서재필 선생을 만나고 독립신문 창간호 한글판을 맡기로 한 주시경 선생.
한글의 띄어쓰기를 처음 정립한 분도 주시경 선생인데요.
장비가마를탄다
이 문장은 장비가 말을 탄다 라고 읽을 수도 있지만 장비, 가마를 탄다 라고 읽을 수도 있어요.
국문도 영문처럼 띄어쓰기를 해야 보다 정확한 전달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거죠.
한글의 가치를 드높인 주시경 선생과, 외국인임에도 한글을 사랑한 헐벗 선생.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했지만 우리가 한글을 지금과 같이 쓸 수 있게 된 것은 주시경 선생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한글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