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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알았다. 시인이 써 내려간 에세이였다는 것을.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서고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을 먼저 읽고 나서야 저자를 살펴보게 되었던 것이다. 역시 나의 예상대로였다. 시인이 쓴 여행 에세이는 내 마음의 구석구석을 건드려 곧장 심연으로 데려가 주었다. 나는 어느 카페에서 그 책을 집어 들었고, 오랫동안 메말라 있던 감정을 하나씩 꺼내게 되었는데, 지구별 여행자는 인도라는 나라를 소개하는 것만이 아니라 오래도록 감추어져 있던 작고 아름다운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일깨워 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제목의 책도 있지만, 그런 언어적이고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것들이 아닌, 살아 숨쉬는 일상의 매력을 발견하는 일이었다. 물론 언어적이고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 책은 아주 작고 소소한 즐거움, 빠르고 바쁜 시간을 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기다리는 법을, 그리고 운명에 살며시 맡기며 순응하는 법을 알려주고 마음속 깊이 감추어져 있는 감성을 눈 뜨게 해준 나만의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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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장영재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문학작품 중에서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톨스토이는 분명 독실한 크리스챤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이유가 바로 이 작품을 통해서다. 그는 언제나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 분의 존재에 사랑과 경외감을 가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작품에서 인간의 다양한 삶 속에서도 그분이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우리들을 이끄시는지에 대한 비젼이 들어 있다. 한결같이 권선징악의 구조를 보이는 작품임에도 이토록 가슴이 찡하게 다가오는 문학도 흔치는 않으리라. 신과 신의 섭리에 대해 인간은 항상 도전하고 또 그에 맞서다가 번번이 시험당하지만, 그 시험이 결코 시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신의 더 큰 사랑과 가르침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길에 대해 나름의 힌트를 제시해 주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아마 세 번 정도 읽은 기억이다. 청소년 시절에 두 번, 성인이 되어 우연히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꺼내들고 학생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다시 읽었다. 뻔한 스토리에 뻔한 내용이지만, 여전히 읽을때마다 가슴을 촉촉하게 만들어 준다. 책은 작가의 생각과 경험과 그리고 감정이 담겨 있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것은 작가 혼자만의 일은 결코 아니다. 당시의 시대상황과 변화하는 삶의 굴곡에서 작가의 성숙된 인간미가 그려지는 것이다. 적어도 톨스토이의 작품은 사상보다는 신앙.. 감정의 동요보다는 성숙된 인간미가 더 많이 나타나지는 않았던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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