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순간이다 -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김성근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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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인생은 순간이다


저: 김성근


출판사: 다산북스


출판일: 2023년 12월1일



야구를 좋아하냐고? 그다지 관심이 없다. 아마도 야구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보는 순간이라는 것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한일전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야구와 관련해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다름 아니라 일본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청춘 만화 아닐까? 어린 시절에 읽었던 ‘터치’가 아직도 생각이 나니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야구는 딱 거기까지였다. 참으로 무심하게도.


그래서 나는 가끔 스포츠 특히 야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움츠려질 수밖에 없었다. 거래처 팀장님은 LG팬으로 야구를 참 좋아하고, 팀원들과 야구장에 가기도 했단다. 일본 주재원으로 나가셨을 때, 한번 질문한 적이 있다. “일본 야구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한국보다는 수준이 훨씬 높은가요?” 손사래를 치셨다. 도통 실수를 하지 않으니, 재미가 없다고. 


나같이 야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김성근 감독의 이름은 들어봤다. ‘야신’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싫어하는 사람도 엄청 많다. 문득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봤다. 워낙 유명한 분이니, 이야기도 자세했다. 그에 대해서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재일교포 출신으로 입지전적인 분이라는 말은 어디서 얼핏 듣기는 했다. 갑자기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내가 어렸을 시절부터 그의 이름을 들었으니, 그의 나이도 이제 80세가 넘었다. 텔레비전을 잘 보질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최강야구’라는 예능이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프로그램에서 감독직을 맡으신단다. 대략, 나이 들어서 은퇴한 야구 레전드도 있고, 이래저래 사정이 있어서 프로를 그만두거나 한 선수 출신들이 모였다. 나는 그가 여기서 감독을 맡고 있는지도 몰랐다. 


어쨌든 이 82세의 노감독이 쓴 에세이를 펼쳤다. 사실 야구라는 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추구하는 무엇인가를 대변한다고 본다. 우리 모두가 어쩌면 어느 분야에서는 야구선수와 같을 것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도 가끔 영업맨을 ‘김프로’, ‘박프로’하는 식으로 부르시는 분들도 있다. 우리가 대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프로다. 


나는 그가 왜 그렇게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는지 읽었다. 그를 가리켜서, 낡은 야구를 한다고 힐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의 야구를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가 야구를 대했던 것, 그 방식이 얼마나 진지한지는 느낄 수 있었다. 누구는 고작 스포츠일 뿐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추구할 어느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최근에 읽었던 기시미 이치로의 ‘일과 인생’에서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이 기억났다. 스스로가 가치가 있다고 느끼며 그를 통해서 공동체에 대한 공헌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문득, 나는 김성근 감독이 가지는 야구에 대한 그의 가치도 이와 다른 바 없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야구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 하나의 운명이 아닐까. 


순간, 순간이 가치 있다. 총력을 다해서 성심을 다하여 노력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얻은 가치를 나눈다. 순간이 모여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해야만 인간은 성장할 수 있다. 요행 따윈 없다. 누군가와의 비교도 필요 없다. 묵묵히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그래서 시선은 늘 앞으로 미래를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김성근 감독이 과연 82세인가 싶었다. 그의 마음가짐은 힘이 느껴졌다. 마치 포효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나 역시 그의 나이가 되었을 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원칙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까? 나는 비록 야구를 모르지만, 김성근 감독이 자신의 인생에서 야구를 뺄 수 없듯이 우리도 그런 자신의 추구하는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그러한 가치를 지키고 더 확장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것은 시대와 나이를 초월한 것임이 틀림없다. 나 역시 힘을 받는다. 그리고 앞으로 내 인생에서 나도 이러한 힘을 가지고 뚝심 있게 나아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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