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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무엇인가 -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
고동진 지음 / 민음사 / 2023년 7월
평점 :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
일이란 무엇인가
저: 고동진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23년 7월11일
일이란 무엇인가.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자기 자신에 질문했다. 사회생활 초년에는 의도하지 않게 이직을 했지만, 이후 지금 회사에서 꽤 오랫동안 계속 일하고 있다. 적어도 내가 속한 업계와 하는 일에 대해서 자부심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어떤 날은 실적 정리한다고 회사에 혼자 늦게 새벽까지 남아서 일을 하기도 했다. 누가 시킨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한 달 동안 노력한 결과가 어떤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집안이 충분한 자산을 가지거나, 직장생활이 싫다고 그만둘 여유 따위는 없었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통해서 안정적인 삶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학을 전공했으므로 기업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알아듣지 못하는 이야기는 어떤 수준까지 알기 위해서 계속 생각하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하는 일이 아닌가.
지금 세대에게는 어떨지 모르지만, 내가 경험한 사회생활에서 학연과 지연은 영업을 위해서는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그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업계 특성상 접대나 친목 자리가 많으니 술이라도 열심히 마시고 사람들과 친해지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사람 만나고 술 마셨다.
시간은 참 빠르다. 내 첫 직장에 면접을 갔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제는 실무 담당자가 아니라 관리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담당자로 오랫동안 일했으므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관리자로서의 내 역할은 무척이나 낯설다. 하지만 회사는 위계질서가 있고, 회사라는 조직 자체가 영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후배를 키우고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나 역시 매너리즘에 빠지고 다소 냉소적으로 변했다. 아마도 직장을 다니는 모두가 그럴 때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코로나 영향도 있겠지만, 최근에 그런 점 때문에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본질적으로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나의 위치에서 회사 내 선후배를 위해서 내 역할을 잘하고 있는가. 머리는 복잡했다. 그나마 독서를 할 때는 그런 생각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내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한 것 같지만, 이 책 고동진씨의 ‘일이란 무엇인가’를 읽기로 한 사람 중에는 나와가 같은 고민을 한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월급쟁이라고 자신을 비하하기도 하지만, 직장인이 가지는 그 높은 사회적 가치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사회와 가족을 위해서 일하는 그들이 단순히 무기력한 존재는 아니라고 믿는다.
저자도 서문에서 “직장인은 ‘회사노예’, ‘월급노예’와 같은 단어들로 폄하될 대상이 아닙니다. 성실성과 꾸준함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멋진 사람,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라고 썼다.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나 비하하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직장을 다니는 것을 마지못해 다닌다고 한다면, 도태되고 자신의 처지만 비하할 것이다.
그렇지만, 직장생활에 대해서 자신만의 목표와 그를 달성하기 위한 의지와 성실함을 가진다면, 우리는 단순한 월급쟁이가 아니라 일을 통해서 자아실현도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매너리즘과 냉소주의에 고민하던 지금 이 책을 읽은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궤적과 노력을 말이다.
사회 초년생이든 혹은 중간 관리자든 아니면 이제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이든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삼성전자에서 38년을 일한 사회 선배의 소중한 경험과 따듯한 조언을 통해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고동진씨가 비록 현업에서 물러나 지금은 삼성전자의 고문으로 있지만, 곧 제2의 인생을 정력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의 2번째 삶은 수많은 사회의 후배들을 위한 것이 되리라 생각한다. 직장인이라면 꼭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