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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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때때로 심리적 방어선을 넘어서 나를 신경 쓰게 하는 사람들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심리 대화술

: 이노우에 도모스케

: 오시연

출판사: 밀리언서재

출판일: 2023817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한다는 상투적인 말이 요즘처럼 내게 크게 다가올 수가 없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도 꽤 오래되어 이제는 회사에서도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회사에서 하는 업무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서 사람마다 가지는 스트레스는 다를 것이다. 영업 담당자나 관리 담당자나 모두 물어보면 업무에 대해서 마음 편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래도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참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프리랜서로 일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빠질 수는 없다. 우리는 사회라는 구조를 바탕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없는 일이란 찾기가 힘든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관계에 대해서 힘들어한다. 아마도 전근대사회에서도 이러한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현대에 와서 더 심해진 것 같은 느낌은 왜 드는 것일까? 그것은 사회의 변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은 아닐까? 전근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비교적 고민하지 않았다.

대개 사람들은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또한,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다. 보통 부모가 했던 일을 이어서 받았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로 변모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가졌던 여러 가지 관념과 관습을 변화시켜야만 했다. 시간에 대한 관념, 일에 대한 의미, 돈에 대한 것들.

이제 우리는 정서적 유대감이 그다지 깊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 회사는 같이 일하는 가족이라며 공동체 의식을 불어넣으려고 하지만 그것은 이미 종신고용이 사라지면서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능력주의의 신화가 퍼지면서, 이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경쟁자이거나 혹은 내 사람에 큰 의미가 있지 않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러한 가운데서 우리는 모두 마음의 병을 하나씩 가지고 있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신경증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이 상대방에게 가학적인 갑질을 서슴지 않는다. 그것은 점점 심해지고 날카로워져 사회의 안정성마저 해치고 있을 정도다. 길거리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사람들의 심리는 그런 것은 아닐까?

우리가 일본 사회에 대해서 가지는 이미지 중에는 매우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꼽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일본 사회도 내부를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면이 보인다는 것은 차지하더라도) 그런 면을 고려한다면,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한 사람 또한 무척이나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담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은 그러한 까닭일 것이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종류의 책이 국내에서도 제법 출간되는 것 같다. 아마도 우리가 어떤 공동체에서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통해서 얻었을 그러한 위안을 책에서 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깨닫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얻는 교훈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가짐을 정한다. 어차피 모든 사람과 친해질 수 없다. 모든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사실 아무런 의미도 없다. 맞는 사람도 있고,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까, 굳이 잘 맞지 않고 불편한 사람과 같이 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나를 피곤하고 불편하게 사람을 위해서 굳이 노력할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살아가면 되고, 당신은 당신대로 할 일만 하면 된다.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을 위해서 당신의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본인에게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그렇게 되면, 당신을 불편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도 당신을 함부로 할 수 없다. 이 책에서 나온 조언 중에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말로 하는 대화보다는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등을 이용하라는 말이다. 오히려 외국인과의 대화보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대화하는 가운데 오해가 많아질 수 있다.

이 책을 쓴 이노우에 도모스케는 산업의(産業醫)로써 매월 여러 회사를 방문하여 정신건강 상담을 했다. 그러한 과중에서 얻은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서 그는 현실적인 조언을 이 책에 담았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얻었던 나름대로 교훈과 일치했다. 그렇지만 조금은 씁쓸하기도 했다. 아마도 우리는 직장생활에서 이전과 같은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더 이상 우리는 상대방을 대상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관계에 대한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아쉽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그러니 어떻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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