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성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 미나토 가나에 역: 김진환

출판사: 리드리드 출판 출판일: 2023615

 

다양한 일본소설이 번역, 출간되고 있는데, 국내 소설은 해외에서 어떻게 소개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국내 출판시장보다 일본시장은 꽤 크고, 장르도 다양한 것 같다. 권여선이라든지 김영하와 같은 훌륭한 국내 소설가가 떠오르지만, 추리소설과 같은 장르에서는 서미애를 빼고는 딱히 기억이 나지가 않는다. 하지만 우연히 접한 여러 일본 추리소설은 다양한 작가들이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장르의 소설은 다시 만화라든지 영화로 재탄생된다. 이 소설도 토다 에리카와 나가노 메이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제작된 영화 중에서도 일본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 사례도 존재한다. 김민희, 이선균 주연의 화차는 유명한 일본 소설가인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순수문학만이 아니라 SF소설이라든지 추리소설이라든지 하는 다양한 장르의 존재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다양한 문화적 스펙트럼을 가진 일본이라는 나라의 저력은 단순히 애니메이션 혹은 에로 장르 등으로 단순화할 수는 없다. 하기야, 천황이라는 존재가 여전히 건재하면서도 공산당이 활동하는 나라가 아닌가?

추리소설이 단순히 전형화된 범죄를 주제로 하는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현대의 상황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사가 아키라의 스마트폰을 떨어드렸을 뿐인데이 그러한 예인데, 오늘날 흔하게 발생할 법한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비슷한 제목의 영상물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소설을 원작으로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이 흥미로운 지점은 모성이라는 우리가 흔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에 대한 가치에 관해서 묻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척간에 발생하는 잔인한 사건 사고를 뉴스나 신문에서 접할 때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라든지 모성이라든지 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하게도 만든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가족의 개념이라든지 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본다. 우리가 통념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한 그 인간적 본능 혹은 감정이라는 것들이 사실 사회적 위계 구조에 의해서 강제되고 이식된 것은 아닐까 생각된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사회적 구조는 집단생활을 하는 인간이 이른바 질서라는 것을 부여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어떤 강력한 힘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0.78)을 기록하고, 성장의 동력을 잃고 이제는 국가의 소멸까지도 우려하는 단계가 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가족의 대를 이어간다는 통념은 어느덧 사라졌다. 자식을 양육하는 것보다, 부모가 되는 것보다 젊은 세대는 자기 자신의 행복을 우선한다. 사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가정을 이루고서는 더는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절박함에 기인한다.

남녀가 분열하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서로를 탐욕하다고 책임감이 없다고 몰아세운다. 우리는 같은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하나의 세포로 분열된 각자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배타적 집단의 구성체가 되었다. 사실 이 소설을 읽고서 이런 생각까지 나아간다는 것은 좀 많이 빗나간 것이 될 것 같기는 하다.

모성으로 대표되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감정은 이제 세상의 변화에 맞춰,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봐야겠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말 그대로 아이를 출산한다고 전부 엄마가 된다고 할 수 없으며, 모성이 반드시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이 일본 추리소설은 우리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된다면 천천히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문득, 지은이인 미나토 가나에의 다른 소설도 한번 읽어보고도 싶다. 그러한 탐구는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