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色을 입다 - 10가지 색, 100가지 패션, 1000가지 세계사
캐롤라인 영 지음, 명선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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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을 입다

10가지 색, 100가지 패션, 1000가지 세계사

저자: 캐롤라인 영 역자: 명선혜

출판사: 리드리드출판 출판일: 2023510

 

색이 함축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단순히 패션에만 국한할 수 없다. 색 그 자체가 하나의 상징으로 작용하는 예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붉은 깃발은 공산주의와 그 역사를 인식하게 한다. 혹은 전통적으로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색 자체가 하나의 상징과 기호로 작용하여 우리에게 혐오감과 친근함을 줄 수 있다.

그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자극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역사적 흔적과 함께 유전되어 사람들에게 하나의 밈(Meme)으로 작용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밈은 일종의 모방으로 인간 개체에서 다른 개체로 전달되고 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상징과 기호로써의 색은 세대를 이어가면서 전달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는 우파라고 자신들을 칭하는 정당이 붉은색을 중도우파라고 하는 정당이 파란색을 상징으로 한다. 내 선입견에서는 반대로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무지개기(Rainbow flag)는 성 소수자를 상징하고 있어서, 이 다양한 색이 사용된 깃발은 정치적 사회적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색이라는 시각적 정보를 가장 중요하게 사용하는 것은 역시 패션산업일 것이다. 오늘날 회사원의 복장 규정은 매우 자유로워져서 이전처럼 감청색의 슈트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어떤 색의 옷이 가지는 상징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예를 들면, 흰색과 검은색의 옷은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이며 일반적인 형태의 상징이다. 그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이자 애도를 뜻한다.

일본에 출장을 갔을 때, 가끔 일률적으로 검은색 양장을 입은 젊은 여성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냥 쓱 보았을 뿐이지만, 그들이 면접하러 다니는 구직자임을 대번 알 수 있다. 검은색의 여성 양장의 모습은 단정함과 어떤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전혀 화려하지 않은 그 옷에는 겸손함과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스며든 것처럼 보였다.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는 눈에 띄는 녹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녹색은 섹슈얼리티, 판타지, 악마의 유혹과 독성까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한다. 조커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니 호아킨 피닉스가 열연한 조커의 모습, 아서 플렉의 모습이 자꾸만 연상되었다. 그 기괴하고 슬픈 분위기가 마치 녹색의 머리카락으로 인해서 더욱 배가가 되는 것만 같다.

이 책에서 캐롤라인 영은 10가지 색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매력적인 이야기도 많고 흥미로운 주제도 가득하다. 책에 수록된 다양한 색의 사진을 보자니, 책의 내용이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색에 대해서 평소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행복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내려두고 다시 생각해보았다. , 내가 좋아하는 색은 어떤 것일까? 이전에는 짙은 파란색... 굳이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검은색에 가까운 차가운 파란색을 좋아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고 취향도 바꿔는지 지금은 짙은 회색이 더 맘에 든다. 좋아하는 색에도 나의 심리상태가 투영된 것일까? 문득 그런 의문을 가져보았다. 아마도 그런 주제로 색을 탐색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흥미로울 것만 같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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