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 -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꾼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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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꾼다

저자: 천위안 역자: 정주은

출판사: 리드리드출판 출판일: 2023410

 

근래의 내 개인적인 상황을 생각해보니, 필부의 평범한 인생도 꽤 복잡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 보잘것없는 삶 속에서도 우리가 삼국지에서 읽는 수많은 인생의 모습이 담겨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오래된 고전인 삼국지가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러한 인간 군상의 심리를 모두 엿볼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가 수렵채집의 시기를 거쳐 농업을 바탕으로 한 문명을 탄생시킨 이래로 대체로 사람의 감정은 그다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문화와 역사의 차이로 인해서 발생한 관습의 차이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인간 본연의 심리에 대해서 말한다면, 그들이 삶에서 추구한 목적이 오늘날 우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여러 흔적에서 찾을 수 있다.

아득히 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이집트 고대문명의 흔적 속에서 사람들이 남긴 수많은 기록은 이들의 삶에 대한 자세가 우리와 놀랄 만큼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아마도 우리는 그들이 남긴 수많은 글 속에서 공감하고 있다. 내가 춘추전국시대부터 내려오는 제자백가의 글을 많이 읽었던 것도 그러한 감동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자문해본다.

삼국지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과 맞느냐 맞지 않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삼국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다듬어졌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이 하나의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기듯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쉰다. 이 거대한 용광로 속에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을 수많은 사람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중국 심리학자인 천위안의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은 그동안 끊임없이 이어져 온 작업의 하나이다. 수많은 인간군상의 용광로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이를 다양하게 변주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관우는 하나의 신으로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삼국지의 인물들을 위한 사당이 세워지고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삼국지를 모티브로 한 수많은 문화상품이 탄생했다. 일본의 게임사 코에이가 만든 인기 게임인 삼국지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계속 발매되고 있다.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만화도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작가들이 새롭게 해석하고 만든 삼국지가 출간되기도 한다. 나는 월탄 박종하 선생의 삼국지를 읽었지만, 요즘 세대는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이든 흥미로울 것이다.

동북아시아에서 삼국지는 중국의 문화유산만은 아니다. ··일을 아우르는 문화권에서 삼국지는 공동의 유산이며, 따라서 각 나라에서 끊임없이 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천위안의 심리학 삼국지 열전은 그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참신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근본적으로 삼국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사실은 삶에 대한 통찰력이라고 보았을 때 아마도 현대에서는 심리학이 가장 근접한 해석방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천위안의 심리학 삼국지 열전은 제갈량말고도 조조에 관한 책도 출간되어 있다. 매번 출간될 때마다 재미있게 읽고 있다. 심각해지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시간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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