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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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Passion Simple

: 아니 에르노 (Annie Ernax) : 최정수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21020

 

아니 에르노는 프랑스 소설가로 주로 자전적인 소설을 출간하였으며 202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사실 그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므로 한번쯤은 그의 소설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이 책의 말미에 그의 연보의 인생의 흐름에 대해서 잘 정리되어 있었지만, 인터넷에서도 그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노르망디 코뮌 릴본에서 태어났고, 부모는 노동자 계급으로 집안 자체는 빈곤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신의 노력으로 대학의 문학 교수가 되었다.

 

소설 단순한 열정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실제 불륜을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1991년 출간 당시에는 독자와 평단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사실적인 서술과 선정성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크게 선정성이 문제될 정도의 수위는 아니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느낄 수 있는 내면의 흐름이 잘 묘사되어 있다고 해야 될까? 아마도 사랑을 하면서 처음에는 상대방에 대한 생각이 하루 종일 머릿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한 상태가 거의 자신을 정복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그 상대가 불륜의 대상이라면 이는 아마도 도덕적 죄책감과 겹쳐져 깊은 상처를 줄 터이다. 이재룡 평론가는 책의 제목인 Passion은 프랑스어로 당연히 남녀 간의 사랑도 뜻하지만,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의 고통도 뜻한다고 말한다. 이 소설의 제목이 뜻하는 바를 소설의 내용과 비교해서 생각하니 이해가 갔다. 그가 묘사한 내용을 읽으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적힌 듯싶었다. 소설의 한 대목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그는 이렇게 섰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의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확실히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 강력함 속에서 얻은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서 사라져갔다.”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헤어진다. 열정은 고통으로 그리고 우리는 어느 순간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가장 먼 사이로 변한다. 가장 소중했던 사람은 어느 순간 수많은 타인 중 하나로 아니, 어쩌면 그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어 우리의 인식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아마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러한 인생의 원리를 일찍 깨닫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만 우리는 항상 끝을 알면서도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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