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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부당합니다 - Z세대 공정의 기준에 대한 탐구
임홍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평점 :
그건 부당합니다
Z세대 공정의 기준에 대한 탐구
저: 임홍택
출판사: 와이즈베리 출판일: 2022년 10월17일
오늘날 젊은 세대인 MZ세대를 일컬어서
기성세대는 공정함에 민감한 세대들이라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공정함을 이야기하면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이기적인 세대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MZ세대는
기성세대가 평가하는 것과 같을까? 이들은 집단을 위해서 기여하기 보다는 개인의 만족을 위해서 살아가고, 그래서 진심으로 회사생활도 하지 않으며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는 것일까? 이들
세대의 집단적 태업인가 파업인가?
기성세대의 일원으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많은 MZ세대의
동료들을 만나지만 특별하게 이들이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에 빠진 세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런
평가를 받은 것은 우리와 같은 기성세대가 어린 시절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본질적으로 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개인이 초개인화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그에 따라 개인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고 본다. 아마도 기성세대의 한계라는 것은 말하자면, 그러한 기술발전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이전보다(한계는 있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된
것도 한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집단적인 폭력을 젊은 세대에게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면,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기성세대는 사회에서의 역할을 들먹인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자체가 소멸될 거라는 경고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고도성장기와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살아가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낮은 출산율에 대해서 경제적 요인이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이전과 다르게 저학력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그러한 사실을 증명한다고. 하지만, 한 축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개인의 개성이라는 것이 전면에
드러난 오늘날에는 MZ세대는 자신을 누구의 아빠와 엄마로 살아가는 것을 거부한다. 사실, 정부의 거의 모든 출산정책이 비용만 소비하고 실패한 것은
그러한 시대적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육아가 괴로운 것이라는 관념이 있는 한에서는
아무리 보조금을 준다고 하더라도 저 출산율의 기조는 바꾸지 못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사실 그 동안 깊게
생각하지 못한 공정의 개념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었는데 그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었다 싶다. 피상적으로
공정은 공평한 것 정도로만 간주했다.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자에게 있어서 공평의 의미가 전혀 다르게 이해된다는
것.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이라는 두 가지 개념에 대한 저자의 정리는 귀담을 만하다. 젊은 세대의 분노가 공정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사실은 적당한
단어를 사용한 것뿐, 실제로는 부당함에 대한 분노라는 것도 이해되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MZ세대에게
있어서 태생적으로 주어진 부와 계급에 대해서는 비난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문제 삼는 것은 그러한 위치와 권력을 이용한 반칙을 통해서 계급을 세습하려는 행위일 것이다.
그래서 젊은 세대는 조국 일가의 반칙에 분노한 것은 아닐까? 50~ 60대 기성세대의 자식들이
이제 20~30대가 된다. 한국 사회의 기득권을 차지한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계급을 세습하고 싶어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젊은 세대의 분노는 더욱 거세지지 않을까?
MZ세대는 특별한 세대가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 속에서 탄생한 젊은 세대일 뿐이다. 다만, 지금까지
관행이라고 말하며 부당함에 침묵했던 사회에 부조리에 대해서 그들은 더욱 잘 알 수 있었고 따라서 부당하다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그러한 분노의 이면을 잘 파악하고, 분노와 갈등이 아니라
사회적 화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