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지구 - 당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장 작은 종말들
데이브 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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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지구(Silent Earth)

당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장 작은 종말들 

저: 데이브 굴슨 역: 이한음

출판사: 까치 출판일: 2022년11월10일


레이첼 카슨(Rachel Louise Carson)의 침묵의 봄이 출간된 것이 1962년이다. 이미 고전이 된 이 책을 2015년에 읽었는데, 그는 화학 살충제 사용의 전면적 금지가 어렵다면 선택적 방제와 천적을 이용한 자연친화적 방식을 제안했었다. 하지만 그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해충과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서 다양한 화학비료와 살충제가 사용되고 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한 선택적 방제가 가능하다고 선전하고 있으며 대개는 간편함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다. 


데이브 굴슨은 영국 서식스 대학교의 생물학 교수로 작은 생명체인 곤충에 관심을 기울이고 연구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나, 수많은 곤충이 그동안 멸종하거나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을 경고한다. 꽃가루 매개자인 벌 역시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벌의 집단 폐사가 기사화되기도 했다. 이 작은 생명체인 곤충은 해충만을 떠올리며, 우리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진다. 우리 일상에서 골치 아픈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곤충을 걱정하는 것은 하찮은 일처럼 느껴진다. 


그렇지만 이 작은 생물체의 종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화학 살충제와 비료는 단일 경작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화학물이 곤충에게 어떠한 악영향을 주는 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경작지 주변에서도 발견되는 이러한 잔존 화학물의 존재는 곤충에게 있어서 여러가지 영향을 주는 것만큼은 사실일 것이다. 사실 이것을 증명하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어가지만 시간도 많이 필요한 작업들이다. 또한, 집요하게 이를 훼방하는 거대 화학회사의 존재도 이러한 싸움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 작은 생명들의 역할은 크다. 당장 식용 작물의 3분의 2가 벌과 같은 꽃가루 매개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이들의 종말이 우리에게 얼마나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지 금방 알 수 있다. 단일 경작지와 그로 인한 생물 다양성의 감소는 다양한 꽃가루 매개자를 양산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미 이러한 결과는 장기적인 관찰에서 증명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곤충이 우리가 생각하는 해충만이 아니라 이로운 역할을 하는 수많은 종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데이브 굴슨은 이러한 상황을 고발하는 것만 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안을 제안한다. 그것은 개개인이 주말농장이나 개인텃밭, 정원을 가꿈으로써 화학비료와 살충제 사용을 지양하는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정치적인 방식을 통해서 상황을 호전시키는 방안을 강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가 책의 중간에서 가상으로 쓴 가혹한 미래에 대한 상상은 우리가 바로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곧 맞이할 수 있는 불길한 내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업혁명으로 인해서 오늘날 식량생산은 우리가 필요한 것보다도 휠씬 많은 수확량을 거두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수확량의 3분의 1은 버려지고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가축의 사료로 사용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보다 현명하게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보다 절제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이 책의 부제와 같은 작은 종말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중요한 것은 기성세대 못지않게 젊은 세대에게 이러한 삶의 지혜를, 방식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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