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와 불교 그리고 환희 찬 인생
이케다 다이사쿠.웨인 쇼터.허비 행콕 지음 / 중앙일보S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재즈와 불교 그리고 환희 찬 인생 

(ジャズと佛法,そして人生を語る)

저: 이케다 다이사쿠, 웨인 쇼터, 허비 행콕

출판사: 중앙일보S 출판일: 2022년 7월3일 


이 책은 창가학회의 이케다 다이사쿠와 재즈 연주자인 웨인 쇼터와 허비 행콕의 대담집이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창가학회에 대해서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창가학회는 일본 승려인 니치렌의 불법을 기본으로 하는 종교단체이다. 우리가 이전에 흔히 사이비 종교라고 말했던 ‘남묘호렌게쿄’ (대체적으로는 남묘호랑게교라고도 했었던 듯하다)가 이 창가학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SGI라고 하는 센터건물이 들어 서있다.


SGI라고 하면 내게는 이전의 컴퓨터 회사가 생각이 났기 때문에 집 근처에 있는 SGI 센터를 한번 들어가 본 적이 있다. 거기서 SGI가 Soka Gakkai International 즉, 창가학회라는 것을 알았다. 본래 종교에 대해서는 믿음이 없기 때문에 바로 되돌아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믿음이라는 영역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종교는 매우 흥미로운 관찰과 연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내게 있어서 승려인 니치렌의 불법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거기서 파생된 일련정종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그렇지만 일단은 창가학회에 대한 내 나이대의 인식은 왜색종교라는 틀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창가학회가 일본의 군국주의를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명예회장인 이케다 다이사쿠가 친한적 발언도 많이 하는 등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모습과는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창가학회는 전세계적으로 많이 퍼졌다. 특히나 1960년 이케다 회장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인종차별을 반대함으로써 교단의 인종적 다양성이 풍부하다. 


현재는 94세인 이케다 회장는 창가학회에 입회한 두 흑인 재즈 작곡가 겸 연주가인 웨인 쇼터와 허비 행콕과 긴 세월동안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알기 위해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했다. 웨인 쇼터(Wayne Shorter)는 현재 89세로 마일스 데이비스가 친애한 모던재즈 시대 섹스폰 거장이라고 한다. 허비 행콕(Herbie Hancok)은 82세로 재즈 피아니스트로 컨템포러리 재즈피아니스트 4대 천왕이라고 한다. 이케다 회장과 대담한 두 명의 재즈 거장. 그들의 삶과 인연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었는지 궁금했다.


문득, 재즈와 불교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싶었다. 피상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 둘은 그다지 큰 관ㄹㄴ이 없을 것 같다는 성급한 판단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나는 이 둘에서 상통되는 흐름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재즈가 ‘대화’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 그래서 연주의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서로 간의 호홉을 맞춰가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발견한다. 결국 연주가와 청중이라는 서로 개별적인 존재들 간의 일체감이 불법과 통하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재즈는 생명을 약동시킨다. 사람들을 연대하게끔 만든다. 이케다 회장은 그러한 재즈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그것이 불법과 상통하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창가학회의 행적을 통해서 그러한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재즈나 불교나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희망과 힘을 준다는 점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것은 아닐까 싶다. 믿음이 없는 내가 왜 위스키 한잔에 ‘Wes Montgomery’를 듣는지 알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