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7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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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Mickey7)

저: 에드워드 애슈턴 역: 배지혜

출판사: 황금가지 출판일: 2022년 7월21일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은 봉준호 감독이 차기작으로 이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다. (물론 책의 띠지를 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SF소설을 원래부터 좋아하기도 했지만, 봉준호 감독이 흥미를 가지고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하니 흥미가 생겼다. 책을 읽은 후에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았다.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소설의 원고를 봉준호 감독에게 선물로 보냈고, 봉감독이 출판 전부터 각색작업에 돌입했다고 한다. 


지구는 인간 스스로가 만든 환경오염으로 인해서 살아가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반물질을 이용한 파괴적인 전쟁이 끝난 후, 한 집단은 항성간 우주선으로 이주를 시작한다. 이러한 디아스포라(diaspora) 이후 천 년이 흘렀다. 지구에서는 600년 이상 어떠한 연락도 없다. 각 항성계로 퍼져 나간 인류는 인간이 거주할 만한 곳을 찾아 정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들 행성 간의 유니언이 만들어지게 된다. 


다른 항성계로의 이주는 쉽지 않다. 반물질로 가동되는 항성간 우주선을 탄다고 하더라도 짧으면 4~5년 길면 20년에 가깝게 우주를 여행해야만 했다. 자신들이 찾아가는 거주 가능한 행성후보가 실제로도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지는 오로지 오랜 기간의 관찰과 연구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실제로 간다고 하더라도 그곳이 정말 인간이 살 수 있는 지는 알 수 없었다. 대개 편도티켓만 소지하고 가는 여행이므로 행성이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라면 기다리는 것은 참혹한 현실과 죽음뿐이었다. 


그렇지만 인류가 실패만 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미키가 본래 살던 행성은 미드가르드는 풍요로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자원으로 성공적인 이주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풍요에도 불구하고, 다시 인류는 다른 행성을 향한 이주를 계획한다. 9광년 정도 떨어진 인간이 거주 가능하다고 생각한 행성 니플하임으로. 많은 지원자들이 이 이주계획에 참가하려고 하지만, 오직 한 자리만 사람들이 꺼리게 된다. 그것은 익스펜더블, 즉 복제인간이다. 


이 시대 인류는 기억과 의식을 디지털 형태로 업로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한 바이오 프린터를 통해서 육체까지 부활시킬 수 있다. 즉, 누군가 익스펜터블, 즉 복제인간으로 의식을 업로드하고 유전자 정보를 스캔하면 죽어도 다시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익스펜더블은 항성간 이주에 있어서는 그저 위험한 일을 떠맡는 일회용 인간에 다름없다. 장기간의 우주여행에서 우주선이 파손될 수 있고, 정착한 행성이 인간에게 적대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 등이 인류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의 주인공인 미키와 같은 익스펜더블이 죽음을 각오하고 실험에 나선다. 그렇지만 이러한 복제인간에 대한 구성원들의 시선은 곱지만 않다. 미키는 처음 우주선을 탄 이래로 6번 죽음을 맞이했다. 지금의 미키는 7번째로 이 소설의 제목인 ‘미키7’이 되었다. 의식과 육체가 동일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미키는 오리지널 미키라고 단정해도 될까?


항성간 우주선이 출발하기 전, 그를 훈련시킨 젬마는 테세우스의 배를 언급한다. 처음 만들어진 테세우스의 배가 여행을 끝냈을 때 사실 어느 한곳도 바꿔지 않은 적이 없다. 그렇지만 만약 테세우스의 배를 그대로 다시 만들었다면 어떨까? 우리는 앞선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말하지만, 후자는 테세우스 2로 명명해야만 할 것인가? 미키는 정말 불사의 몸을 가진 것이라고 간주해도 될 것인가? 하지만 소설을 읽으며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미키7과 미키8은 달랐다. 


마셜의 지시를 거부하며, 더 이상 익스펜더블이 되기를 거부한 미키. 죽음과 부활을 반복한다. 비록 의식과 육체는 같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똑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여러 질문이 머리 속을 맴돈다. 오랜만에 읽은 매력적인 SF소설이다. 책에서 내게 했던 질문 못지않게, 서사도 훌륭하다. 지구에서의 인류의 확산과 모험이 담겨있는 듯. 다만, 이 매력적인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으로는 우리가 지구를 떠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는 점이 좀 서글프기는 하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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