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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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저: 다카노 가즈아키 역: 정새롬 

출판사: 황금가지 출판일: 2005년 12월24일 


일본의 출판시장 규모는 국내보다 휠씬 크기도 하지만, 그 때문인지 다양하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발전하지 않은 장르소설이 인기가 많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도 많다. SF소설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 작가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추리소설은 오랜 기간 다양한 작품들이 출간되고 그 중에서는 드라마나 영화로도 제작되어 인기를 끈 사례도 무척이나 많다. SF와 추리소설과 같은 장르소설에 대해서 나는 그다지 거부감은 없다. 


현대소설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명암을 일깨워주고 무엇보다도 그것에 공감하게 만든다고 한다면, 장르소설은 내 관점에서는 인간의 상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계기가 된다. 그러한 상상력은 현실을 비판하기도 하고 풍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의 추리소설 중에서 생각나는 것이 많지는 않다. 서미애의 ‘반가운 살인자’와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을 읽었고 정명섭 작가의 ‘제3도시’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여전히 일본에 비해서는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전에 읽었던 일본 추리소설을 생각해봤다. 어떤 책을 읽었던가 싶었다. 사가 아키라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아키요시 리카코의 ‘성모’,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가 형사 부스지마’, 가와이 간지의 ‘데드맨’,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아카가와 지로의 ‘심심풀이 살인’ 등등. 일본 추리소설의 이야기 구조, 개연성을 생각해보면 치밀하게 구성된 작품도 있고, 대본소에서나 읽을 법한 싸구려 소설도 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는 가볍게 한 편의 드라마를 본다는 느낌, 갑자기 생각하지 못한 범인의 존재 등등 재미를 주는 요소도 많다. 


이 소설은 드라마와 영화 각본가로 활동하는 다카노 가즈아키가 쓴 소설이고, 만장일치로 에도가와 란포상의 수상작으로 선택되었다. 13계단은 사형수의 사행집행을 위해서 거치는 행정 상의 단계를 뜻한다. 사형선고를 받을 정도의 받아들이기 어려운 죄를 저지른 사람은 그 순간부터 죽음을 향한 계단을 하나 둘 걸어 올라 간다. 소설은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사형선고를 받은 한 남자로부터 시작한다. 일본의 사형제도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와 비판, 처벌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사형,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는 행위가 정당한 것인가?


우리는 그 처벌이라는 것이 과연 범죄자를 갱생하기 위한 것인가 단순히 처벌만을 위한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소설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형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두 사람의 행적과 내면을 통해서 이러한 질문을 계속 던진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 작가가 많은 것을 조사하고 고민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비록 국내의 상황과는 다르지만, 작가가 근본적으로 가졌던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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