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 수업
황양밍.장린린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수업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저: 황양밍, 장린린 역: 권소현

출판사: 미디어숲 출판일: 2022년5월10일 


인간이 다양한 동물의 한 일원에 불과했을 때, 불안감이라는 감정은 예민한 감수성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에 대해서 자각하고 경계한다는 것은 생존의 가능성을 좀 더 늘렸을 것이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그래서 그저 부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적절한 정도의 불안감은 우리에게 스스로의 위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할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준비를 독려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도 말하자면 적정한 수준일 때를 가정해야만 한다. 


현대인은 이전의 동물의 일원이었던 시대와는 달리 복잡한 사회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직접적인 신체적 위협, 죽음에서는 벗어났을 지 모르지만 그에 못지않는 건조한 경쟁에 시달린다. 자본주의 세계에서의 배금주의는 새로운 종교가 되었고 인간의 감수성이란 사치스러운 것처럼 이야기된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풍요로운 생활이 뒷받침되어야 여유라는 것이 생기고 거기서 사유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그 풍요로운 생활이란 한갓 달콤한 선동구호가 아닌가 의심된다. 


그러한 극한적인 상황에 내몰린 개인은 이제는 도피할 곳이 없다. 신을 버렸다. 정치적 구호도 매력적인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 대부분은 도시에서 살아가며 조밀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진작 고향은 상실했다. 대체 우리 이웃은 누구인가? 나는 한번도 그들과 따듯한 인사를 나눈 적이 없다. 집들은 끊임없이 이웃이 되어 늘어섰지만, 거기에는 이방인들만 있다. 그 누구도 그 누구에게 관심이 없다. 그저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가 된다. 


이러한 시대에 현대인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근원적인 바닥까지 침잠된다. 그래서 무속인의 그럴싸한 거짓 예언에 몰두한다. 그렇지만 대체로 불안이라는 감정을 치유하는 것까지는 오롯이 가지 못한다. 물론 자기자신을 기만한다면 못할 일도 아니지만. 그러나 그러한 위선을 공공연하게 할 정도의 사람은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래서 그들은 불안을 짐처럼 짊어지고 살아간다.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채워지지 않은 채로. 


답을 찾아가는 사람에게 심리학은 적절한 답을 줄 것인가? 어려운 문제다. 사실 난 심리학을 제대로 공부한 적도 없어서 주제넘게 심리학이 그럴싸한 이야기를 주저리거리는 것인지 아니면 심오한 무엇인가가 있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의 주체가 되는 것은 결국 자기자신이라는 사실. 오늘날의 불안은 근대 이후의 개인의 발견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의 주체에 대한 고민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아닌가 생각했다. 


어쩌면 불안이라는 감정을 어느 적정한 선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주체성에 대한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의 주체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것을 주문한다. 글을 읽으며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내가 고민하는 이야기의 연장선 상에 있음을 알았다. 물론 불안이라는 감정이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통해서 온전하게 해소될지는 불확실하다. 그렇지만 의미있는 시도들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문득 통찰력이라는 것은 조금은 다른 형태로 사람들에게 스며들어서 발산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에는 결국 자기자신으로 귀결됨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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