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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 현대인의 삶으로 풀어낸 공자의 지혜와 처세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3월
평점 :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불안함이 요동치는 인생을 위로할 최고의 고전
저: 판덩 역: 이서연
출판사: 미디어숲 출판일: 2022년 3월30일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당시에도 철학과와 더불어 사학과는 취직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대학에서는 내가 흥미를 가지는 것을 공부하고 싶다는 객기는 군대를 다녀오고서 불안감으로 변했다. 하지만 지금에 비한다면, 그래도 어딘가 취직을 할 수는 있었다. 그런 시대이니만큼, 지금의 젊은 세대과는 다른 대학생활을 했다. 술을 마시고 책을 읽고 자유롭게 살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역사학이라는 배경인지 모르지만, 중국고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친구를 쉽게 주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사서오경을 읽겠다고 번역본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샀다. 물론 두꺼운 시경을 펼치고 난 후에 사서오경을 완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바로 체념했다. 그렇지만, 사서 중에서는 논어는 재미있었고 머리 속에서는 공자의 그 제자들의 일화를 머리 속에서 그려 보기도 했다.
아득한 과거를 담고 있는 이 책에서 나는 저자인 판덩이 느낀 것을 그대로 느꼈다. 여기에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통찰력이 있다.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어쩌면 우리는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면서 형성된 이래로 그 본성이라고 할 부분들을 그대로 하나의 본능으로 내재하고 살아갈 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했다. 그래서 그것이 몇 천년 전의 교훈이라고 할 지라도 내 마음 속에서 그 심연한 뜻이 마음 속을 울리는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살면서 우리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렇게 굳어지고 굳어진 것들, 습관이라고 하기도 하는 것들 그것은 결국 어떤 선입견이 된다. 결국 자기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공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미루어 남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인의 실천법이다’라고 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역지사지라고 하는 이 간단한 이야기는 살면서 어쩌면 우리가 남과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할 만한 것은 아닐까 싶었다. 공자는 또 말했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잘못을 찾는다’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숱하게 책임이라는 문제에 대면한다. 그것의 원인, 누가 잘못했는 지를 따진다. 어쩌면 리더라는 것은 단순한 것이다. 더 많은 책임을 지기 때문에 그는 그 자리에 있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 누구를 탓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결정이다.
항상 논어 자로편의 첫 구절이 생각났다. 충실하지만 조금 막무가내였던 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스승님 정치(다스린다)는 무엇입니까? 공자는 말했다. 먼저 행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둔했던 자로는 더 설명해달라고 한다. 그러자 공자는 나지막이 말했다. 한순간도 게을리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나는 이 단순한 글귀를 대학시절부터 항상 기억했다.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고 이제는 기성세대가 된 내게 논어는 읽을 때마다 항상 감동을 주고 통찰력을 준다. 내가 소개한 짧은 몇 구절의 공자의 말로도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와 방향성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 감히 논어는 우리 인생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인생에 한번쯤 반드시 논어를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