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 핀테크 트렌드로 보는 밀레니얼이 원하는 미래 금융
김강원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Kakao와 Naver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핀테크 트렌드로 보는 밀레니얼이 원하는 미래 금융

저: 김강원 

출판사: 미래의창 출판일: 2020년 12월21일 


내가 일하고 있는 업계는 전통적인 산업군에 속한다. IT기술이라고 한다면, ERP라든지 ETRM (Energy Trading Risk Management)와 같은 것만이 익숙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원시적인 수준에서 엑셀로 데이터를 만들고 업무를 관리한다. 주변에서는 클라우드, 메타버스, 빅데이터와 같은 최첨단의 기술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내가 일하는 회사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기술에 보수적인가?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업계라는 것이 업무의 성격 혹은 보안, 법적 규제와 같은 복잡한 이유로 인해서 그러한 기술의 도입을 꺼리는 것일까?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니, 익숙함에 대한 편리함, 또한 흔히 새로운 기술이라는 것이 전통적 산업군에 적용될 때 업무의 프로세스를 제대로 포착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또다른 부가적인 일을 시키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어쩌면 기술의 도입은 그저 관리부서의 일을 덜어주는 것뿐이 아닌가라는 조롱도 있다.


생각해보면, 전통적 산업이니 하는 이야기를 하기 앞서서, 가장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것은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와 같은 금융회사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환금주의는 새로운 종교이지 않는가? 그렇다면 불안전한 그리고 불완전한 기술의 도입은 회사와 고객 모두에게 꺼리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 여전히 과거에 사는 일부 세대 혹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기술의 편리함에 마음을 빼앗겼다. 


핀테크에 대한 나의 관념은 사실 매우 조악하고 초등학생보다도 그 깨달음이 적었다. 투기 광풍 속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보았다. 그렇지만 핀테크 전반의 이해는 은행이 만든 형편없고 불편한 앱이 생각났을 뿐이다. 그렇지만, 은행이 변화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 그 시점에서 온라인 비즈니스의 발전은 더불어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불러왔다. 페이팔이 아마도 그런 대표적인 기업일 것이다. 


대출산업이라는 것이 차주에 대한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 평가가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카드, 대출, 계좌, 자산과 같은 정량화할 수 있는 것들을 기반으로 개인의 cash flow를 계산하여 이뤄졌다. 말하자면, 아무리 돈을 갚을 여력이 되더라도 금융회사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방식으로 한 개인 혹은 회사의 막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대출부도 리스크에 대한 관리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핀테크가 출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다양한 O2O 서비스와 강력하게 연결된다. 그러한 다양한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스타벅스는 성공적인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서 재도약을 했다. 고객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 것도 성공의 요인이지만, 사이렌 오더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도 큰 몫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선불충전을 통해서 간단하게 주문할 수 있고, 다시 스타벅스를 찾도록 여러가지 다양한 유인책을 제공했다. 오늘날 스타벅스는 왠만한 은행보다 많은 자금을 보유한다. 그것은 스타벅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수많은 고객이 미리 충전한 현금이다. 


카카오 그룹은 어떨까? 처음 무료 메신저로 시작해서 이들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택시, 쇼핑, 하물며 헤어샵 예약서비스 등등. 너무나 다양한 곳을 파고 들어가니, 정부에서도 비판한다. 이들이 가진 플랫폼의 힘을 바탕으로 그들은 드디어 은행을 만들었다. 기존 은행과 달리 이들은 간편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핀테크 산업의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것을 막을 수도 없다. 미래금융의 모습은 오늘날과는 달리 크게 변화할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수많은 사례는 그러한 모습을 가늠하게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나는 Kakao와 Naver의 형태를 보면 약간은 소름끼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막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들은 마치 디스토피아의 빅 브라더처럼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려고 하는 것 같다. 기술의 발전은 아마도 혜택 받는 소수와 그렇지 못한 다수를 만들고, 부의 양극화를 부추길 것이다. 자본주의의 논리만으로 방치하기에는 그 폐해는 너무나 클 것이다. 


무조건 규제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국내 핀테크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정부의 규제완화가 크게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하고 핀테크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도덕적 사명감을 가지고 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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