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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평점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 속 명언 320가지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저: 이서희
출판사: Ritec Contents 출판일: 2021년 11월10일
사회생활을 시작하고서 직장을 충실하게 다니고 일하는 것에 그다지 큰 의심을 품지는 않았었다. 하고 있는 업무 자체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업계라고 하는 그 한 가운데서 서로 입장은 다르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이 어떤 연대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물론 나는 안다. 그것이 대부분이 살아가는 하나의 방편이라는 것이. 너무 확대 해석할 여지도 없고 너무 의미를 축소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관계는 그런 것이다.
동화작가를 하고 싶다는 회사 후배가 있다. 계속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 현실에 안주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면 아무런 발전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이가 들어 더 이상 회사에서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관계는 끝이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다는 것. 사실 나는 잘 모른다. 그가 글을 정말로 잘 쓰는지. 동화라는 특성 상, 상상력을 엄청나게 요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실용적인 글보다도 몇배는 힘들지도 모른다.
에릭 칼의 동화책이 생각났다. 어른인 내게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 동화책에 왜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후배는 한국의 동화가 교훈을 주는 목적이 강하다고. 그래서 무엇을 해야만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출간된 동화책을 보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어른인 자신이 읽어도 느끼는 점이 많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 책을 펼치니 동화가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교훈이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지만, 그 속에서 어른이나 어린이에게 공통되게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조금 삶을 보는 눈높이가 다를 뿐, 그 속에도 우리가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이 왜 없겠는가? 달리 생각해보면 오늘날 내면에 자본주의적 속성을 강하게 구조화한 우리 자신들은 그런 감정을 억지로 억제하는 것 같았다. 바로 표현하지 않고, 숨기고 만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그러한 마음의 장벽이 무너질 때, 억눌러진 감정은 터져버린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낯익은 책들이 보인다. 어린 왕자, 크리스마스 캐럴,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모모, 톰송의 모험, 빨간 머리 앤, 하이디, 비밀의 화원,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키다리 아저씨 등등. 몰론 잘 모르는 동화도 여럿 있기는 했지만. 청소년 시절에 읽었던 책도 있고, 어른이 되어서 읽은 책들도 있다. 책의 제목이 기억났다. 그래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이 책을 읽고 억눌렀던 감정을 조금은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