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눈 창비청소년문학 84
주디 블룸 지음, 안신혜 옮김 / 창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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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는
책 표지가 이쁘고, 어떻게 보면
만만해서(?) 읽어보고 싶었다.

책 소개를 읽어보니 미국 청소년 문학의 고전
이라고 해서 놀랐다. 고전문학이라고 하기에는
더욱더 신선한 표지인 것 같았으니까.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청소년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와 다른 환경이어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상당히
쉽게 쓰여 있고, 몰입감이 상당하다.

나는 책을 펼치고 이틀도 걸리지 않아서
읽어 내린 것 같다.

읽는 내내 영화화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인 주디 블룸의 작가의
말에 보면 아들과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적혀있다. 찾아봤더니
정말 영화화되었다.
기회가 되고 볼 수 있다면 꼭 보고 싶다.

 


이 책은 주인공 데이비가 강도의 총격으로
갑작스럽게 아빠를 잃게 되면서 시작된다.

 

슬픔과 무서움, 두려움이 계속되며
데이비는 학교생활이 힘들어지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과호흡까지 일어난다.

그녀의 나이 겨우 15살, 우리나라로 치면
마의 중2이다. 정신과 상담을 받고
환경을 바꿔보라는 말에 엄마와 데이비
그리고 남동생 제이슨은 고모와 고모부가
살고 있는 로스앨러모스로 가게 된다.

 

로스앨러모스는
핵폭탄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며,
지금도 최첨단 무기 연구가 이루어
지는 곳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아이러니하게
고모와 고모부는 안전, 또 안전을 강요한다.

 

얼마 있지 않아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간 협곡에서
본인을 '울프'라고 소개하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울프'에게
데이비는 자신을 '타이거'라고 소개한다.

 

작가인 주디 블룸은 글 속에서
주인공인 데이비를 억압하지도,
그렇다고 힘을 내라고 억지로
등을 떠밀지도 않는다.

가만히 그녀가 견뎌낼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보며 치유의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상실의 고통을 겪기에 데이비는
아직 어리다. 하지만 누구나 살아가며
상실의 고통과 그 뒤에 따르는 두려움을
겪으며 살아간다. 슬픔은 나이를 가려가며
찾아오지는 않으니까.

 

데이비는  서서히 마음을 열고,
울프와의 대화로 그리고 심리상담도 받으며
자신의 힘으로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마음먹는다.

 

나는 데이비의 마음도,
데이비 엄마의 마음도,
고모와 고모부의 마음도 알 것 같았다.

무조건 안전, 공부, 교육을 외치는
고모와 고모부 그리고 그들 말이 맞다고
이것이 올바른 삶이라고 동요되어가는
엄마가 데이비는 원망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다.
어리다고 인생이 가벼운 것은 아니고,
나이가 많다고 모든 인생을 아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삶은 어떨까
나는 데이비의 나이에 죽음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서 겪어보지 못했다.

20대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렇게 왕래가 많지 않았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발인하는 날
부산에 눈이 내렸는데 무엇이 슬프고
억울한지 집에 혼자 남아 아련한 마음을
붙들고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때 엄마는 자신의


아버지를 잃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빠와 남동생까지 잃었었다. 지금도 사실
그때 엄마의 마음을 감히 가늠하지 못하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웃음을, 슬픔을, 아픔을,
고통의 과거를 모두 다
껴안고 앞으로 나아간다.

 

데이비도 그랬다. 아빠를 잊는다는
뜻이 아니라, 다시는 생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아픔의 순간 위로 좋았던
순간들만 기억하며 살아가기로 한다.

나는 그녀의 마지막 말처럼 우리 모두
인생이라는 멋진 모험을 향해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를 극복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정된 삶이 나쁘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스스로가 안정된 삶이 목표라면
나는 그런 삶도 멋지다고 생각하고 응원한다.

다만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면...?
한 번쯤 그 두려움 속에서 벗어나 멋진
모험을 떠나보았으면 좋겠다. 인생은 짧고
우리는 모두 언젠가 사라진다. 그 인생에
무엇을 담을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다.

 

언제 죽을지 결정은 못해도
어떻게 살지 정도는 우리가 정해볼 수
있으니까. <호랑이의 눈> 이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고, 슬펐다.

 

호랑이의 눈을 가진 나의 데이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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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

" 애덤은 늘 꿈꾸는 사람이었으니까."
" 맞아요. 저도 그래서 그이를 사랑했어요."

엄마가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모두 꿈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꿈이 없다면 뭐가 남겠는가?

 

 

 

 


p.154

제이슨이 대꾸하며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왜 게임을
망쳐버리고 우리가 함께 보낼 밤을 망쳐
버렸는지. 그냥 아빠 얘기를 하고 싶었다.
아빠를 아는 사람이랑. 나처럼 아빠를
사랑하던 사람이랑.

 

 

p.226


우리는 모두 각자의 두려움에 맞서야 하고,
두려움에 직면해야 한다. 두려움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모험을 할 것인가,
두려움에 갇힐 것인가.

 

p.289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두 사람은 알아챌까? 두 사람도 변했을까?
내일이면 알게 될 거다. 어쩌면 끝내 모를 수도
있다. 어떤 변화는 내면 아주 깊은 곳에서 일어나기도
하니까. 그런 변화는 자기 자신만 알 수 있다.
어쩌면 진짜 변화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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