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여러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한남동의 미술관 리움을 방문했습니다. 램 콜하스Rem Koolhaas, 마리오 보타Mario Botta, 장 누벨Jean Nouvel 등의 유명 건축가들이 작업했으니 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런데 표정이 좋지 않으셨어요. 왜그러시느냐고 했더니 많이 실망스럽다고하시더군요. 미술 작품에 인공의 핀 라이트를 쏘는 게 그 예술품에 대한 모욕이라면서요. 비가 와서 날이 어두우면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한마디를 하셨어요. <집에 가라> 그게 시자의 원칙이라는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어떤 예술품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은어떤 것이겠어요?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핀 라이트를 놓고 그리진 않았을 테죠. 동일한 환경이 아니면 보지 말라는 겁니다. 그런 일상 속의절대적인 원칙들이 있어요. 그걸 지키는 것이지요. - P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