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학자의 성공이야기'쯤' 된다. 어떻게 자랐고, 자신은 천재가 아니였고,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는 그런 특별한 것 없는 자서전같은 그런 책. 저자의 전공은 나와는 전혀, 1g도 연관이 없어보이는 수학(더 구체적인 용어로 대수기하, 특이점해소 뭐 어려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거 패스. 그냥 숫자로 하면 수학...-_-)이다. 특이점해소나 기타 이런저런 이론을 설명해줄 땐 내가 기본적으로 수학,과학을 좋아해서 재밌게 읽긴했지만 수학적으론 난 전혀 깨달은 바가 없다. 깨달을 수도 없는 내용일테고.... 당연히 저자도 수학적으로 무언가를 깨닫게 하고자 쓴 책도 아닐테니 말이다. 여기저기 소소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놓는, 그래서 특별히 부담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는 그런 장점. 책의 판형도 작아 출근길에 사람들틈에서도 무리없이 한손으로 읽을 수 있었다는 것 또한 매우 큰 장점이었다.(책을 한손으로 읽을 수 있는 상황과 두손으로 읽어야 하는 상황은 어마무지 다르더라는...) 그러나 이 책이 좋았던 부분 중 가장 큰 것은 저자 그리고 나와의 공통분모를 의외의 곳에서 발견하였다는 것이다. 책 첫머리에 '창조'라는 이야기서부터 책 끝부분에 '다양성'까지. 이 두 단어를 나와 비슷한 맥락에서 정리해준 저자에게 매우 감사하고 덕분에 막연히 생각하던 바를 좀 더 명확히 그려낼 수 있었다. 또한 무슨 생각을 더 해야하는지도 어느정도 깨닫게 해준셈이 되었다. 힘겹게 비탈길에서 수레를 끌고 올라갈 때 누군가 뒤에서 알듯 모를듯 살짝 밀어주는, 그런 존재같은 느낌. 사실 이런건 남이 알려줄 수 없는 부분이다. 내가 생각한만큼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내가 고민하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니까. 어쨌거나 책 전체로 따지면 몇 페이지 안되는 분량이였지만 그 몇 페이지가 책 전체의 이야기보다 좋았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이유중 가장 큰 이유가 이런 부분을 느끼려고 읽는 것일테니 꼭 이 책만의 장점이 아닐것 같다. 느낄 수 없다면 책 내용 자체에서 오는 감흥은 평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