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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몸으로
김초엽 외 지음, 김이삭 옮김 / 래빗홀 / 2025년 6월
평점 :
여성 작가들의 '신체성'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이야기.
가장 마음에 남았던 단편은 「철의 기록」, 가장 흥미로웠던 건 「난꽃의 역사 청징보」, 가장 공감이 갔던 건 「달고 미지근한 슬픔」이다.
📖「달고 미지근한 슬픔」
육체가 없는데도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들을 보며 반대로, '나는 언제, 왜 살아있다고 느끼나? 단지 몸이 있기 때문에?' 반문하게 되었다. 물리적인 감각을 제외하더라도 살아있다는 느낌이 여전할까? 계속 물음표를 던지게 되는 이야기.
📖「내일의 환영, 어제의 휘광」
'언어'를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묘사한 점이 흥미로웠다. '언어'라는 문화적 체계가 마치 어떤 바이러스처럼 변이 및 전염이 가능하게 묘사되는데, 사람이 죽거나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은 하나도 없음에도 엄청난 아포칼립스 상황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언어와 신체성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 지점.
📖「난꽃의 역사 청징보」
초반엔 문화나 역사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 거의 반…비문학 읽는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중후반부터 급 롤러코스터하강 급의 전개가 펼쳐지면서 흡입력이 급상승했다. 특히 마지막엔 반전 아닌 반전도 있는데 사실 대단한 반전은 아닌데도! 괜히 눈물이 찔꼼 나서 당황스러웠다…그만큼 읽으며 감화되는 부분이 있단 뜻!!
📖「철의 기록」
천선란 작가님의 여러 세계들을 만나봤지만 진짜 '세계관'만 봤을 때 가장 취향인 설정이었다. 작가님 특유의 따뜻함이 혁명. 자유. 투쟁. 키워드와 만나니까 또 색다르고 넘 좋은것…깨뜨리고 나아가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괜히 더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내고픈 마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