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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평점 :
부엌이란 나에게는..조금은 생소한 장소였다
그도 그럴 것이 주로 엄마가 머무르는 엄마의 장소로 인식되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엄마의 공간에 들어서면 느껴지는 향긋한 내음과
보글보글하는 소리, 그리고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려한 색색의 각종 식기들과
커다랗고 하얀 냉장고가 있는 곳.
어릴 때는..식탁 밑을 기어다니면서 놀기도 하고
아침을 준비하시는 엄마의 다리를 꽈악~ 껴안고 놓지 않기도 하고 그랬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이가 들게 되고 자취를 하면서부터
부엌에 들어서면 늘 뭔가를 하기 위해서였다.
요리이거나.. 설겆이 이거나...
키친에서의 화자는.. 부엌을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느낀다.
부모님의 죽음 후. 그녀는...편안하고 따뜻한 침대를 마다하고
부엌을 선택한다.
그녀에게는 아마도 부엌이 잃어버린 어머니 아버지의 품과 같은 곳이 아니었을까 싶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체에는 사람을 빨려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녀의 책을 통해 당신에게 가장 의미있는 것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