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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 - 가디언이 심층취재한 줄리언 어산지의 모든 것
데이비드 리.루크 하딩 지음, 이종훈.이은혜 옮김, 채인택 감수 / 북폴리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마침내 세계 유일 초강국인 미국의 최근 외교에 관한 목록이 어느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정리되었다. 자료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그 작은 메모리스틱에 저장된 외교 전문들은 보고서 형태로 발간하면, 아마 2,000권이 훨씬 넘을 정도였다. 모든 제약에도 불구하고, 외교 전문들은 미국과 다른 여러 국가 사이의 비밀 외교관계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엄청난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이 정보들은 뉴스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사안 자체도 중요했다. 그것들은 좀 더 차분한 시각을 통해서 본 세상의 또다른 모습이었다."
무명의 해커. 줄리언 어산지. 그리고 위키리크스.
처음에 위키리크스 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위키리스크? 위키리스트? 뭐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난 영어권 시민이 아니니까;;
위키..는 우리가 익히 아는 웹 사이트 위키피디아의 위키와 같은 의미이고 leak의 사전적 의미는 새는 곳, 새는 구멍.. 누출되다를 뜻하는 의미.
즉, 역사상 거의 전무후무할 미국 외교의 불법적인 진실에 관한 외교문서들을 밝혀내어 2010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호주 출신의 해커 줄리언 어산지가 만든 "사람들이 알아야 할 법한 정보에 대한 공개사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위키리크스를 처음 출범한 호주 출신의 해커 줄리언 어산지는 평범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다.
위키리크스가 이렇게까지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된 것은 처음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제공한
미군 브래들리 매닝과 그 정보를 확보한 줄리언 어산지. 그리고 그 정보 중 중요하고도 알아야 할 정보들을 잘 걸러내어
사람들이 알 수 있게 연합하여 제공한 영국의 <가디언>지, 미국의 <뉴욕타임스>, 독일의 <슈피겔>지, 스페인의 <엘빠이스>, 프랑스의 <르몽드>지
특히 그 중에서도 이 책을 쓰고 위키리크스의 엄청난 정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하는데 수고한
<가디언>지의 여러 열혈 기자들의 수고가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줄리언 어산지의 성품에 대해서 말하자면 실망스러운 요소가 많다. 그는 해커답게 변덕적이고 제멋대로인 성향이 강한 듯 하고
심지어 스웨덴에서는 두 명의 여성을 각각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가 되어 9일간 구류 되기도 하였다.
정보를 제공한 브래들리 매닝은 동성애 성향을 가진 군대 부적응자이다.
하지만 이들의 성품이나 독특한 성적취향이 공개된 정보의 신뢰성이나 중요도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물론 인간적으로는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캐릭터의 줄리언 어산지이지만
그가 공개한 정보(가디언지를 통해 적절히 관리되고, 정보원들의 불필요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거친 알짜정보)들은
수많은 국가들에 대해 그들과의 외교에 대해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자부심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으며
미국의 오만하고 자신감에 찬 거만한 외교방식에 일말의 반성의 여지들을 던져주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그들이 외교를 진행하고 있는 국가의 원수에 대해 농담을 붙이는 등의 우스꽝스러운 자세를 견지하기도 했으며
자국의 이익에 철저히 반하는 것들은 모두 감추고 비밀로 하여 대중들의 눈과 귀를 속이기도 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9.11 테러에 대한 미국의 보복성 민간인 살해에 대한 진실이 모두 드러났다는 점이다.
위키리크스를 보면서 정보의 올바른 분석과 활용이 어떤 것들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30년간 장기 독재집권 해왔던 아랍 국가의 원수들이 속속 시민들의 혁명에 무릎을 꿇고 있고
미국은 위키리크스의 폭로 이후 자국의 외교에 대한 신뢰도를 많이 잃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한국정부의 무지한 외교에 대해 화가 났다. 미국이 영원한 우방이라고 믿는 한국정부는
속속 여러 가지 뒤통수를 맞고 있고 미국의 비위를 맞추려 애쓰며 국민을 희생으로 내모는 어이없는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고 이런 정보들이 공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선 전혀 반성의 기미도 없기 때문이다.
글쎄.. 그렇게 계속 대중들에게 쉬쉬하며 대중들을 머리 없는 멍청이로 취급하다가는 언젠간 한 번 세게 뒤통수를 맞지 않을까 싶다.
지금 정부가 대중들에게 해 준 것이라고는 없다. 오히려 그들은 많은 것들을 빼앗아갔다.
이미 양산된 비정규직에서 인턴제도로 비정규직만 이중 삼중으로 늘려 많은 이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최저임금마저도
보장이 안 되는 직종으로 내몰린 수많은 청년 실업자들과 입막음할 수 있는 경제력과 정보력이 있으면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는 잘못된 가치관과
정치가들에게 이득이 되는 부자에 관한 정책만 펴면서 친서민정책이라고 그럴듯 하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각종 정책들과
대운하에 4대강을 만들겠다며 아름다운 산하를 죄다 파헤쳐 놓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라는 서울의 부자동네 강남이
이번 폭우로 물에 잠기기까지 하고 우면산 산사태로 애꿎은 목숨을 죽이는 일까지 만들어냈다.
언론 자유는 6~70년대의 독재 군사 정권의 그것처럼 통제 당하고 있으며 이런 식으로 의견을 피력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매장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억압과 폭력의 정치-_-;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잘 구슬리면 말 잘 듣는 바보들인 줄 아나보다. 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에도.
그리고 국민들에 대해서 정보의 투명한 공개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너무나 불투명한 정보의 공개로 숨이 막힐 지경이니까 말이다...
음모론을 믿는 건 아니었는데 요즘 들어 점점 정말 정부에서 그리고 티비에서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어떤 소리도 사실 못 믿겠다.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도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다.
"어떤 종류의 정보입니까?"
"음.. 미친 짓이나 다름 없으며 거의 범죄에 가까운 행위들, 정치적인 뒷거래 따위입니다.
이면에 감춰진 전 세계적 사건과 위기의 실상들입니다. "
우리나라의 위키리크스는 어떤 내용일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아마도 미국정부의 외교 문건 버금가게.. 아니면 더 충격적인 정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나라의 투표권과 선거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세상에 살아 존재하는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누군가의 조롱이나 은폐의 대상이 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 인터넷의 발달로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지금, 유용한 정보들을 잘 걸러내고 그속에 은폐된 진실들을 파악하여
바보처럼이 아니라 똑똑하게 세상의 이면들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며 이 리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