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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연쇄 독서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의 연쇄
김이경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방법은 사람마다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비교적 꼬리를 물고 읽어가는 편이다. 요즘에야 이벤트 책 읽느라 나에게 오는 대로 읽고 있지만, 평소 독서를 할 때는 책을 읽다가 연쇄적으로 궁금증이 일거나, 꼭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을 찾아서 읽곤 한다. 그러나, 이것도 딱 그렇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주제별로 책을 찾아 읽기도 하고, 소설만 읽을 때도 있으며, 시집만 읽을 때도 있다.
<마녀의 연쇄독서>에는 저자 김이경의 독서 이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녀의 연쇄독서 유형으로는, 작가에 따른 독서, 책이 책을 부르는 독서, 주제나 주제어의 유사성에 따른 독서, 작품의 캐릭터에서 촉발된 독서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꼭 이런 유형의 틀에 갇히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녀는 연쇄독서의 매력에 대해 <뜻밖의 책을 읽고 뜻밖의 세상을 만나고 뜻밖의 가르침을 얻는 즐거움>(p.15),<맑은 눈으로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책이 부른 또 다른 책을 읽으며, 그렇게 독서를 이어 가는 내 마음을 읽고, 책을 놓지 못하는 내 욕심을 읽고, 그 욕심들이 놓친 세상을 읽고, 그 세상 속에 사는 나를 읽는 것>(p>15) 으로 압축한다. 충분히 매력적인 독서에 대한 유혹이다. 김이경은 책을 읽을 때만큼은 마녀처럼 두려움없이 독자적인 시선으로 읽겠다는 다짐으로 <마녀>라는 별칭을 사용했다고 한다. 역사학과 영문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그녀의 독서는 방대한 분량의 책(1천 페이지 이상의 책)들도 거침없이 연쇄독파한다.( 이 부분에서 난 그녀의 건강에 대해 염려한다.)
<마담 보바리>로 시작해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라는 책으로 연쇄를 마친 작가 김이경의 사색은 깊고, 웅대하며, 섬세하고도 박식하다. 개인과 사회, 국가와 세계, 나아가 온 우주를 아우르는 그녀의 통찰은 이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나를 찌릿하게 감동시켰는지 모른다. 내가 느낀 이 감동과 찬탄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줄 수 있을까? 얼마나 얼마나 읽고 배우고 느끼면 이만큼 멋진 경지에 들 수 있을까? 자꾸만 부러움을 불러 일으켰다. 그녀가 연쇄적으로 읽은 책들의 목록 총 24권중 내가 읽은 것은 조선의 문장 종결자 박지원의 <열하일기>, 그 책 한권이었다.
역시 인문학에 심취한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