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짝하지 마라, 자칫 그에게 속으리니 - 이지누의 폐사지 답사기, 전남 편 이지누의 폐사지 답사기
이지누 지음 / 알마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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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하면 ‘아름다운 남도길’ 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것은 나 역시 남도 사람이기 때문일까?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생각이다. 어찌 되었든, 처음 이 책이 나왔다는 광고를 보고( 인터넷을 통한 광고가 없으면 새 책이 나왔는지 알지도 못할 뻔한 현실) 비록 폐사지이기는 하지만, 참 아름다운 남도의 답사길 정도로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선택하였다.


<대구에서 태어난 작가 이지누는 우리 문화를 섬세하게 톺아보는 관찰자이자 기록자다. 길 위에서 만나는 순정한 풍경과 사람들이 일구어 놓은 문화들을 이십 년 넘게 글과 함께 영상매체로 기록하고 있으며, 1994년부터는 금기시되었던 휴전선 일대의 문화기행을 주도하며 만들어진 '우리땅밟기'라는 문화답사 단체를 이끌고 있다. 여러 잡지나 신문의 사진편집위원과 편집인 그리고 논설위원을 거쳤으며 지금은 오로지 스스로의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 동안 「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 「절터, 그 아름다운 만행-강원도, 경상도편」, 「잃어버린 풍경1-서울에서 한라까지」, 「잃어버린 풍경2-백두산을 찾아서」, 「이지누의 집 이야기」와 「관독일기」와 같은 책들을 냈다.> - 출처: 네이버

 

나는 이지누라는 작가를 2000년의 초반, <디새집> 이라는 잡지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 책은 ‘한국의 내셔널지오그라피’라는 평을 받을 만큼 훌륭한 책이었다. 이번 책을 통해서도 알게 되었지만, 전체적으로 그가 펴낸 책들을 둘러보니 우리 역사, 특히 전통적인 것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마음과 짝하지 마라, 자칫 그에게 속으리니> 라는 제목을 보고 상상했던 것은 이 책이 폐사지 답사를 통하여 자신의 마음을 비워내고, 실체를 바라보라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남도의 아홉 군데 폐사지를 찾아 딛는 그의 발자국과, 그의 시선, 그의 마음결을 따라 책을 읽어가며, 이러한 제목을 붙인 까닭이 무엇일까? 찾아보고자 행간의 의미를 살피는데도 힘을 쏟았다. 그러나, 그 답은 그냥 포기했다.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굳이 생각하여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 가는대로,  발길 가는대로 흘러가면 그만인 것이다. 그것이 자연인 것이다.


나는 크고 화려한 사찰들보다 작고 아담한 사찰들이 훨씬 더 정겹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이 책속에 소개된 천관산은 어려서 어느 바위 밑에 기도하러 갔던 기억이 있어 잊히지 않는 나름대로 강렬한 산이다. 지금은, 그 산 속에 자리한 수많은 불교적인 이야기들이 이지누를 통해 술술 들려오는 것이 또한 강렬하다.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에는 아주 해박한 불교적인 지식이 담겨있고, 그렇다고 해서 식자의 권위가 묻어있지도 않고, 민중적이며(대중적이라고 할까?), 지극히 사적이기도 하다. 그냥 지나치고 말 수 있는 곳들도 그의 시선을 통해 참 아름다운 풍경으로 찍히우고, 그의 손끝을 통해 맛깔스런 이야기들로 새겨져 나온다. 특히 4장의 화순 운주사 터에 대한 이야기들은 나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하였다. 작가에게 ‘운주사는 여전히 절이 아닌 절터’라고 하는 이 곳. 사찰순례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부분을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운주사 터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하였으니, 자신있게 권하는 것이다. ‘그대, 어찌 이렇게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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