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차로 하는 거야 - 10년간 100개국, 패밀리 로드 트립
박성원 지음 / 몽스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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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는 것이란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은 돈보다 경험이라고 한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펀드매니저로 일하며 거대한 유형의 자산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목격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역시 돈보다는 순간순간의 행복을 찾는 것이라고 깨달으며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꿈꾸고 계획하고 실행한 이 책의 저자 박성원은 참으로 멋진 사람이다. 솔직히 부럽다. 컬럼비아 대학의 앤드류 솔로몬 교수의 말, “여행은 세상을 향한 창이자 거울이며, 부모는 자녀와 함께 여행해야 할 도덕적인 의무가 있다는 그 말이 내 마음을 치고 그 안에 머문다. 도덕적인 의무라니, 얼마나 정확하고 뼈아픈 통찰인지 새삼 깨닫는다. 해외는 고사하고 국내에서조차도 이런저런 핑계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조차도 제대로 갖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죄책감을 갖지는 말자. 뭐 가치관의 차이이기도 하고 생활형편의 다름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 책은 10년간 100개국을 여행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가는 패밀리 로드 트립이다. 벌써 99개국을 여행했다고 하니 지금쯤은 100개국을 다 채웠을지도 모르겠다. 그 많은 나라들을 성인인 부부만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세 자녀들까지 함께 여행했다고 하니 그저 놀랍고 그 과정의 어려움들이 어떠했을지 미루어 짐작만 한다. 그러나, 결과는 참 아름답다. 그 가족들, 특히 성장하는 아이들의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였을 곳곳의 추억들이 너무나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모든 곳을 다 기억하지는 못할지라도 그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자산이 모였을 것이다. 그 자산으로 인해 앞으로의 삶이 그 어느 부잣집 자녀들보다 더 멋지게 인생을 설계하고 실행해 갈 것이다.

멋지고, 거듭거듭 부럽다.

 

이 여행을 위해 아빠인 저자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여행을 계획하며 꼼꼼하게 준비한다. 각 나라마다 자동차를 렌트하는 곳과 방법, 숙소를 검색하고 예약하는 것, 여행도중 닥친 뜻밖의 일들에 대한 대비, 특가여행상품 찾아내기 등등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들을 가족과 자신을 위해 기꺼이, 즐겁게 해 낸다. 취미가 여행 관련 앱 수시로 드나들기이고 특기는 특가 여행 상품 고르기라고 할 정도이니 그 에너지가 어떤지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느낄 것이다.

 

책 갈피갈피 놓인 여행지의 풍경들도 참으로 매혹적이다. 나의 버킷리스트에 모두 담고 싶을 만큼. 내내 놀랍고 대단했던 것은 각 나라를 여행하며 그곳만의 소소한 팁들을 자세히 소개해 놓은 것이다. 가만히 다가와 어깨에 앵무새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준 현지인이 마지막에는 돈을 요구하는 것, 하와이는 세계 최대의 스팸소비지역이라는 이야기, 죽어서도 머물고 싶은 풍경이 있는 매직 아일랜드는 가 보지 않았어도 환상 그 자체일 듯 하다.

 

5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저자의 가족들의 자동차 여행 이야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엄청난 추억이고 값진 자산이다. 읽어보지 않고는 말을 말지어다.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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