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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는 콘서트가 아닙니다
문희곤 지음 / 예수전도단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필자는 과거에 교회 찬양팀에서 팀원들을 양육하는 일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느꼈던 것이 찬양팀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배와 찬양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모른다는 것처럼 심각한 문제도 없는 것 같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모르면 그 일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 자기 마음대로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천성에 따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가 조성된 곳에 하나님은 임재하시지 않는다. 이것은 과거에 내가 양육했던 찬양팀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내가 알기로 대부분의 교회 찬양팀들이 가지고 있던 매우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런점에서 '예배는 콘서트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은 이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가진 문제점을 매우 정확하게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나도 찬양팀을 양육할 때 이 얘기를 여러 번 반복했었다. 교회에서 찬양팀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좀 '끼'가 있는 사람덜이 많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나타내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가 바로 경배와 찬양을 예배로 생각하지 않고 콘서트로 간주해 버리는 것이다. 이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재능을 펼쳐보이고 싶어한다. 자꾸만 기본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는 찬양인도자를 뭘 모르는 촌뜨기쯤으로 치부하려 한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예배 마인드이다. 자신이 musician이 아니라 worshiper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의 찬양팀들에게 예배 마인드 외에도 필요한 것은 너무나 많다. 찬양팀을 조직하는 법, 어떤 사람을 찬양 인도자로 세워야 하는가?, 찬양팀원들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권면과 구체적 정보가 필요하다. 찬양팀 운영 전반에 관한 매뉴얼이 필요했던 것이다. '예배는 콘서트가 아닙니다.'는 이러한 찬양팀들의 필요를 잘 충족시킬 수 있는 온갖 정보와 방법론, 체험담으로 가득하다. 이것은 저자가 성공적인 찬양 사역 현장의 중심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자인 문희곤 목사는 매우 익살맞은 사람이다. 그는 매우 권위있는 예배 인도자이지만 그의 말이나 행동에서 권위의식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화요모임에서 예배의 분위기가 너무 과열됐다 싶을 때 어김 없이 나와서 회중으로 하여금 하나님 한 분께만 온전히 집중할 것을 권면하는 그의 모습을 여러 차례 보아왔다. 예배의 흐름에 너무나 민감한 그의 모습은 찬양팀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무언의 교훈이었다. 이런 참된 예배 인도자가 많이 세워져야 한다.
'예배는 콘서트가 아닙니다.'는 한국 교회의 찬양팀들에게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이 좀 더 일찍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찬양 사역을 할 때는 아무리 서점 구석구석을 뒤져도 이런 책은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한국 교회의 많은 찬양팀에게 이책이 미숙함을 던져버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