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고양이 덕후가 쓴 책
그래도 내 마음속 계절은 겨울이었고 나는 ‘여름으로 가는 문’을 찾고 있었다. - P13
"그냥 만져주려고 한 거야!""음, 그래… 하지만 고양이가 아니라 개를 만지듯 만졌잖아. 고양이는 절대로 쓰다듬으면 안 돼. 가볍게 두드려야 해. 할퀼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절대로 갑자기 움직이면 안 돼. 앞으로 뭘 할지 알려주지 않고 건드려도 안 되고…. 그리고 고양이가 좋아하는지 항상 신경 써야 해." - P52
"걔들은 사람이 만지는 게 싫어도 예의를 지키느라 조금 참기는 해. 아주 예의가 바르거든. 하지만 싫어도 참는 경우는 티가 나기 때문에 고양이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그만둬야 해." - P53
나는 주저하다가 물었다. "당신 고양이 안 좋아하지?" - P53
하지만 나는 이제 자네가 결코 내 친구인 적이 없었다는 걸 알겠어. 자네는 그저 옷을 잘 차려입은 다른 학생들이 자네와 어울려 주려 하지 않으니까 무해하고 하찮은 광인과 어울릴 수밖에 없었던 것뿐이야.
이미 죽은 사람에 대한 악의와도 같은 비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우생학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것은 의혹에 불과한 것 아닌지? 또한 분류학이라는 고인의 연구업적에 대해서도 “어류는 없다”라는 말로 교묘하게 훼손하려 노력한다. 이쯤 되면 작가와 조던의 집안이 무슨 원수라도 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한 가지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가? 하지만 저자는 이미 죽어서 변론조차 할 수 없음에도 그(조던)에게 “우생학자”라는 딱지를 붙여, 그가 세계평화를 주장한 것조차 우생학적 사고의 일부라고 폄훼하기에 이른다.이러한 태도는 책이 전달하려는 주제인 “잣대의 불분명함“에도 위배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다분히 자기 기만적이다. 책이 전달하려는 내용/주제 면에서 새로운 것이 있는가 : 없다 그러므로 나에게 전달된 건 비방을 통한 메세지 전달일 뿐이었고, 나는 그것에서 불쾌함을 느꼈다.덧 : 데이비드 조던이 우생학을 주장하며 “모자란 사람들”의 불임수술을 합법화하려 한 이유는 그가 아이들을 잃어서가 아닐까? 내가 갖지 못한(잃어버린) 아이들을 남이 가지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 그런 일을 벌이게 한 건 아닐까?단순히 질서에 대한 믿음 때문에 “우생학-불임“을 주장한 게 아니라, 아이를 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열등감 때문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