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절단했나요?」
「무릎 위로 다리를 잘랐어요.」

배짱이 두둑하다면 이제 왼쪽 문으로 들어가 보라. 그 방에서는 붕대를 감기도 하고 수술을 하기도 한다. 거기서 당신은 팔꿈치까지 피를 묻히고 창백하니 어두운 낯으로 침대 옆에서 일하는 의사들을 보게 될 터이다.

침대에는 부상자가 클로로포름의 영향 아래 눈은 뜬 채 헛소리를 하듯 의미 없지만 때로는 단순하고 감동적인 말을 하며 누워 있다. 의사들은 절단이라는 구역질 나는, 하지만 고귀한 일을 하고 있다

당신은 날카롭고 굽은 칼이 희고 건강한 몸에 들어가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부상자가 갑자기 의식을 찾고 무시무시한, 쥐어뜯는 듯한 고함을 내지르는 광경도 보게 될 것이다. 또 의사의 조수가 잘라 낸 팔을 구석으로 던지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같은 방의 다른 부상자가 들것에 누운 채 동료의 수술을 보며 육체의 고통보다는 다가올 일에 대한 정신적 고통에 몸부림치며 신음하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이처럼 무시무시하고도 영혼을 뒤흔드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아름답고도 멋진, 그러니까 음악과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펄럭이는 깃발과 말을 타고 달리는 장군들이 등장하는 전쟁의 빛나는 장면이 아니라 그 진정한 실상을 보게 될 것이다. 즉, 피와 고통과 죽음이 난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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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있는 나라끼리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가?

전쟁은 그 자체로도 달콤한 유혹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결정하는 지도층은 전쟁에 나가지 않는다.
전쟁에서 사지가 잘리는 건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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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여 페이백] 스패로
메리 도리아 러셀 / 황금가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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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진 사건들은 국제 무역이라는 찬란한 햇빛이 전쟁을 고사(枯死)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잘 보여 주고 있다. 아마 전쟁 자체가 그 무엇보다 달콤한 이익을 약속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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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6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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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세바스토폴” 중.

19세기 중반의 수술이란 그저 사지가 썩어들어가기 전에 절단을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마취 없이).

군대에 있을 때 사열식을 하면서 군인이 멋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제식훈련이나 절도에 맞는 행동 때문에 장래 직업으로 군인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있다.

하지만 전쟁을 겪어보지도 않고 군인이 되겠다 마음 먹다니,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던가?

이 소설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당신의 신경이 튼튼하다면 왼쪽 문으로 들어가보라. 그 방에서는 붕대 처치와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거기서 당신은 팔꿈치까지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침대 옆에서 분주히 일하고 있는 창백하고 침울한 표정의 의사들을 보게 될 것이다. 침대 위에는 클로로포름에 마취된 부상병이 두 눈을 뜬 채 누워서 마치 헛소리처럼 아무 의미 없는, 이따금 간결하지만 감동적인 말을 하고 있다. - P50

의사들은 절단이라는 혐오스럽지만 유익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당신은 날카롭고 구부러진 칼이 희고 건강한 몸속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볼 것이다. 그리고 부상병이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끔찍하고 자지러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면서 악담을 퍼붓는 장면을 볼 것이다. - P50

또 조수가 절단한 팔을 한쪽 구석으로 어떻게 내던지는지도 볼 것이다. - P50

당신은 같은 방에서 들것에 실려 누워 있는 다른 부상병이 수술받는 전우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육체적인 고통 때문이 아니라 수술을 기다리는 정신적 고통 때문에 몸을 웅크리고 신음하는 장면을 볼 것이다. 그리고 영혼을 뒤흔드는 끔찍한 광경들을 볼것이다. - P50

당신은 군악과 북소리, 펄럭이는 깃발들과 말을 탄 장군들이 으스대며 등장하는 정연하고 아름답고 화려한 대열 속이 아니라 전쟁의 진정한 모습에서, 즉 피와 고통과 죽음 속에서 전쟁을 볼 것이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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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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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는다고 거짓이 진실이 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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