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노믹스>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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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 - 상상력이 만드는 거대한 부의 세상
수잔 기넬리우스 지음, 윤성호 옮김 / 미래의창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해리포터를 아십니까? 10명중 10명은 들어본 적이 있다고 손을 들만큼 이제는 익숙한 단어, 해리포터와 그의 친구들에 대한 모험담은 책으로, 영화로 그리고 게임으로 제작되어 이제는 익숙하게 우리 곁에 있습니다. 10년전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처음 출간하였을 때, 그것은 저에게 별로 큰 관심을 주지는 못하였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놀거리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전형적인 동화책으로 보이는 겉표지는 일견 유치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해리포터는 성공하였습니다. 첫 작품 이후, 해리포터는 7편의 시리즈로 만들어졌고, 64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에 붐을 일으켰습니다. 해리포터의 판권을 구입한 워너브라더스는 현재까지 50억이 넘는 수익을 얻었고 말이죠. 영화외에 게임, 캐릭터, 각종 소품으로 제작된 라이선스 비용을 합치자면 해리포터가 갖는 이름값은 미키마우스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듯합니다.
해리포터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노믹스'의 저자 수잔 가넬리우스는 해리포터가 성공할 수 있던 두 가지 이유로 저자인 조엔 롤랑과, 해리포터의 라이선스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의 마케팅 기법에 주목합니다.
조엔 롤랑은 뛰어난 작가이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뛰어난 사업가이기도 하였습니다. 초창기 해리포터가 뜰 수 있었던 이유로는 잘 짜여진 스토리도 있겠지만, 가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글을 쓴 그녀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어머니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해리포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끌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녀의 사업수단은 단순히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맥도널드와 같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해리포터의 사용을 단호히 거절하였고, 이는 오늘날 해리포터가 별다른 안티팬 없이 가장 사랑받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해리포터의 성공을 이끈 또다른 주역으로는 바로 기업과 입소문 마케팅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바이럴마케팅이라하여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이지만, 10년전까지만 하여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은 매우 생소한 일중에 하나였습니다. 만약 해리포터의 라이선스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이전처럼 모든 것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기업들에 의해 제작된 이미지만을 보여주었다면, 오늘날 해리포터는 결코 성공하지 못하였을 겁니다.
영화나 책으로 작품을 본 네티즌들은 곧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하였고, 엠마 왓슨과 같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배우들을 비롯하여, 조엔 롤랑을 비롯한 그 모든 것들은 주목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또 일부 광적인 팬들은 해리포터의 패러디한 다양한 소설, 만화, 영화를 제작하여 인터넷을 통해 그것을 공유하였습니다. 해리포터의 세계관은 점차 확장되었고, 영화나 책이 나오지 않는 시기에도 꾸준하게 해리포터를 주목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스토리노믹스의 저자, 수잔은 이러한 현상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성공적인 브랜드 이미지 창조에 결정적인 것은 이와 관련된 메시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브랜드의 메시지가 일관적이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일관성 없이는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로부터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고, 소비자 충성심에 있어서 두 가지 중요한 요소인 안정성과 확신성을 얻을 수 없다.” (56 쪽)
해리포터의 성공을 지켜보며, 문득 국내 출판계는 왜 이런 붐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일까 생각해 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에게도 한 차례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 라자'와 같은 작품이 말이죠. 해리포터와 드래곤 라자는 많은 면에서 유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작품성을 인정받은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초반에 그리 큰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였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인해 붐을 일으킨 것 또한 동일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포터와 달리 드래곤 라자가 전세계로 퍼지지 못한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이나 영국에서 처음 출판되지 못하였다는 것이죠.
국내 출판계에서 드래곤 라자는 상당히 성공한 작품에 속합니다.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였고, '퓨처워커'와 '그림자 제국'이 후속편으로 나왔으며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하였습니다. 판타지소설이라고 하면, 한 단계 낮게 취급되는 국내 현실 속에서 이러한 성공은 그야말로 군계일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은 규모의 경제면에서 볼 때, 매우 작은 편에 속합니다. 영어로 쓰여진 글이 아니기 때문에 벌써 전세계의 70% 이상의 시장을 잃어버린 것이죠. 그 부분이 정말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