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장 기자의 도시락 경제학>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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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의 도시락 경제학 - 매일매일 꺼내 읽는 쉽고 맛있는 경제 이야기
김원장 지음, 최성민 그림 / 해냄 / 2009년 4월
평점 :
경제 서적을 읽다보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어려운 단어로 인해 곤란함을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이건 상식이니까.'라고 애써 위로하며 단어 공부를 따로 하고 있지만, 가끔은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알아볼만한 경제 서적은 없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그리 어렵지도 않고, 제 수준에 알맞는 경제 관련 서적을 하나 읽게되었는데, 오늘은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소개할 책은 해냄 출판사에서 출간한 '도시락 경제학'이라는 책입니다.
책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깊이 파고들면서도 어렵지 않다는 점. 전문용어만을 남발하는 다른 서적과는 달리 최대한 쉬운 말을 사용하면서도 핵심은 놓치지 않습니다. 실생활을 예로 들며 설명하는 점도 이해를 돕는 요소중에 하나인데, 아이팟을 구입하면서 부가가치세에 대해 생각하거나, FTA와 연관하여 수출과 수입에 관한 문제를 풀어내는 저자의 언변은 그야말로 청산유수입니다.
화두를 던지는 글도 흥미롭습니다. 제가 주목한 글은 MS의 독과점 문제인데, 저자는 한 개의 기업이 시장을 독차지 하는 것을 독과점이라고 규정하며 독점의 원인으로 세가지 원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원인은 원료의 독점으로 횡성 한우는 횡성에서만 나오고, 제주도에서는 만들수 없기 때문에 횡성한우가 독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둘 째는 국가에 의한 독점으로 우체국과 같이 불가피하게 국가가 인정한 경우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셋 째는 자연 발생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것으로 MS와 같은 기업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점은 나쁜 것일까? 일반적으로 독점은 나쁜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경제학자들은 독점의 순기능에 대해 더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금 이상한 말처럼 들리지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것도 맞는 말 같습니다. MS의 윈도우라는 하나의 통합된 단일 툴이 나오지 못하였다면, 개발자들은 초창기 시절처럼 다양한 운영체제에 맞추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될 것이고, 소비자들은 특정한 프로그램을 돌리기위해 컴퓨터를 새로 사야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불과 수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하드웨어를 팔면서 번들로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던 시절이었으니, 윈도우의 독점을 무턱대고 악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는 듯합니다.
물론 그에 반대되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예컨데, 하버드대를 중심으로 한 구조주의 학자들은 독점의 폐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슘페터를 대표로 한 자유주의 학자들이 독점을 통해 기술혁신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배치되는 논리이지요.
결론은 누가 이겼을까? 현재는 자유주의 파의 주장이 좀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각국의 정부는 독점의 기준을 완화하고 있고, 대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신규기업들이 시장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 장벽을 낮추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최근 신자유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확산되고 있으니, 이와 같은 방침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찌되었든 흥미로운 주제 아닙니까. ^^ 경제가 어렵다고 하시는 분, 한 번 읽오보시길 추천합니다.
추천하고 싶은 대상 : 경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신 분
추천 글귀 : 독점의 반대말은 공유입니다. 함께 소유하는 것이죠. 더 쉬운 말로 나눔입니다. 독점이 나쁜 이유는 혼자서 가지려 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추천하는 이유 : 상당히 쉽고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