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 ㅣ 문학동네 청소년 25
말랄라 유사프자이.퍼트리샤 매코믹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평점 :
탈레반이라니. 탈레반이 어느 나라의 어떤 단체 인지도 모르면서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위협스러움에 움츠러들었다. 그런
탈레반에게 15살의 어린 나이에 학교 버스에서 총격을 당하고도 살아남은 소녀가 있었다. 탈레반이 침묵시키고자 했지만 오히려 세계를
주목시킨, 2014년 노벨평화상 최연소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바로 그녀이다.

나는 어린 말랄라를 저격한 탈레반도, 아프가니스탄과 그녀의 나라 파키스탄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던 세계 정치의 문외한이었다. 탈레반은 '1994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결성된 무장 이슬람 정치 조직'이고, 인도에서 독립한 파키스탄은 코란을
따르는 이슬람 공화국이다. 아프가니스탄에만 있는 줄 알았던 탈레반이 말랄라가 사는 파키스탄의 스와트 지역에까지 침식해 들어오면서,
파키스탄은 탈레반에 의해 총리도, 경찰도 살해당하는 그런 위험 분쟁지가 되었다.
(책에서는 나와 같은 세계지리
문외한을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말랄라가 살았던 파키스탄 스와트 지역의 지도를 책 앞에 실었다.)
이슬람 문화권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은 특히 여자들이 살기에 힘든 나라이다. 여자들은 가까운 남자
친척이 없으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부르카(눈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가리는 전통의상)을 입어야 하며, 배우는 것도 금지되거나 억압받아야
했다. 학교 설립자이자 교장이었던 말라라의 아빠는 이슬람 사회에서 여자의 지위가 얼마나 열악한지 알고 있었지만, 말랄라는 자유롭게 살게 해주리라
목숨을 내걸고 인권운동을 했다. 그런 아빠를 따라 말랄라가 원했던 것은 여자도 당당히 학교를 다니고 배우는 것,
바로 '여성의 교육권'이었다. 말랄라는 키가 크지 않는 것을 걱정하고 동생과 투닥거리며 학교 시험에서 일등을
놓치기 싫어하는 그런 평범한 소녀였지만, 동시에 여자들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음을 누구보다 소리 높여 외쳤던 어린 인권운동가였다.
그런 말랄라를 탈레반은 가만두지 않았다. 파키스탄을 침식한 탈레반은 여학생이 학교에 나가 배우는
것이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며 모든 여학교를 폐쇄하라고 방송했다. 그에 맞서 교육권을 더욱 주창한 말랄라는 영국 BBC 방송에 가명으로 탈레반
치하의 일상을 글로 남기기도 했다. 탈레반의 직접적인 살해 위협에도 불구하고, 말랄라는 2011년 14살에 파키스탄 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다음 해인 2012년, 말랄라 나이 15살에 학교에서 역사시험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말랄라의 학교버스를 무장 탈레반이 세우고는
말라라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 탈레반은 그녀가 침묵하길 바랐지만, 오히려 그 일로 전 세계가 말랄라를 주목하게 된다. 여성의 교육권을 외치다
탈레반의 총에 맞은, 파키스탄의 한 소녀의 목소리를 전세계가 귀 기울이게 된 것이다. 말라라는 총을 맞은 즉시 수술을 위해 영국 버밍햄으로
옮겨졌고, 각종 수술과 재활 치료를 통해 다행히 회복하게 된다. 현재도 안전을 위해 그곳에서 가족과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말랄라는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이후 더 크게 소리낼 수 있는 자리를 얻게 된다. 2013년 열여섯의 나이로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연설, 어린이들을 위한 무상교육을
촉구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작년, 2014년 노벨평화상으로(인도의 인권운동가와 공동 수상) 이 소녀의 이름, '말라라 유사프자이' 가
호명되었다. 그녀의 이름이 호명됐을 때, 매년 노벨평화상이 발표될 때마다 일었던 분란이 없었다고 한다.

탈레반은 나를 침묵시키기 위해 나를 쏘았지만,
오히려 이제 전 세계가 내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p.215)
나는 내가 '탈레반의 총을 맞은 소녀'가 아닌 '교육을 위해 싸운 소녀'로, 지식을 무기로 삼아
펑화를 위해 일어선 소녀로 기억되기 원한다. (p.249)
한 명의 어린이가, 한 명의 선생님이, 한 권의 책이, 한 자루의 펜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One
child, one teacher, one pen and one book can change the world. -Malala
Yousafzai _유엔 연설 중
장이 끝나거나 챕터가 끝날 때마다 말랄라의 얼굴을 보기 위해 책을 덮었다.
예쁜 핑크색 샬와르 카미즈(이슬람 전통 복장)를 입은 어리지만 강한,
이 소녀의 얼굴을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기특하고 또 기특해서. 말랄라의 얼굴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지구 반대편에 편하게 앉아 이 소녀가
겪었던 일을 읽는 것 외에 할 수 없는 것이 애석하다. 나는 당연하다 생각하며 대학교육까지 받았는데, 지구 건너편의 어느 나라에선 아직도
여자라는 이유로 배우는 게 금지된다니, 이 어처구니없는 불평등에 그 간극이 너무나 커서 말랄라 펀드 외에 실질적으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나는 말랄라처럼 소리 높여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아직 탈레반이 물러나지 않은 상태라 말랄라의 가족이 언제 다시 고향인 파키스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녀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말랄라가 언젠가
파키스탄으로 돌아가 그녀가 꿈꾸던 교육권을 널리 내세우는 그날까지,
그녀에게, 그녀의
이웃에게, 그녀의 나라가 평화가 안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