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함정 - 금태섭 변호사의 딜레마에 빠진 법과 정의 이야기
금태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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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의 눈]으로 유명하고, '감수'에도 여럿 이름을 올린 금태섭 변호사의 책이다. 이 책은 '독서 에세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법과 정의에 대해 저자가 읽은 책(소설)과 영화 속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놓고, 한마디로 정답을 말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묻는다.

저자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를 통해 '성매매 특별법을 위한 변론'이란 강한 의견을 표출하는가 하면, "힘들더라도 조금 더 신중하고, 조금 더 효율적이고, 조금 더 인간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라며 답을 미루기도 한다. 딜레마에 빠진 법과 정의 이야기를 금태섭 변호사의 독서일기로 풀어낸 목차를 나열해본다.



[확신의 함정] 독서목록



1. 흉악범에 대한 사형
존 그리샴의 [가스실]
-읽다가 떠오른 질문: 금태섭 변호사는(저자는) 사형제 폐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형 판결은 판사의 소관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검사가 사형 구형을 하지 않는다면 판사가 재량 최고형량을 내릴 수 있겠는가? 솜방망이를 든 판사의 결정도 문제지만, 사형을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그 자신이 사형제를 반대해 무기징역 또는 그 이하 징역을 구형하는 인정 많은 검사도 문제이다. ​

2. 성범죄는 거세가 답? 
앤서니 버지스 [시계태엽 오렌지]


3. 아동성폭행범
A.M. 홈스 [앨리스의 최후] 


4. 연쇄살인범은 처음부터 악마의 종족인가
앤 룰 [내옆의 이방인]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5. 성폭행은 여자가 자초한 것일까?
조이스 캐럴 오츠 [강간, 사랑 이야기] 


6. 선도하겠다는 의도로 체벌이라는 수단을 사용해도 좋은가
체벌을 해서라도 아이들의 잘못을 교정하고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올바른가
페터 회 [경계에 선 아이들] 


7. 맞으면서 크는 아이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그럼으로써 점점 더 심한 폭력의 세계로 빠져드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린 책 윌리엄 골딩 [파리대왕] 


8. 자백, 정말 믿을 수 있을까
허위자백으로 진범이 나타났음에도 사형당하게 된 상황을 묘사한 존 그리샴 [고백] 


9. 혁명? 개혁? 제3의 길, 살인?
아라빈드 아디가 [화이트 타이거]
노예의 반란을 일반적인 불법행위와 같이 볼 수 없는 이유는 저항권이란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10. 간통죄는 왜 유지되는가 
너새니얼 호손 [주홍글씨]

11.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마약사범, 알콜중독, 도박'은 왜 금지되어야 하는 것일까, 스스로의 몸과 정신을 파괴하는 행위는 다른 사람이 관여할 수 없는 권리의 영역일까?
마약 판매상이 될뻔한 전직 기자의 이야기 제스 월테 [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12. 품 안의 자식과 성인의 기준
로맹 가리 [새벽의 거리]
자식을 끝까지 자신의 울타리에 두려하면 결국 비극적으로 끝나거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된다.
자식을 금치산자를 만드는 사회, 보호의 대상은 곧 무능력자


13. 성매매 특별법을 위한 변론
도구에 불과한 삶 가즈오 이시구로 [나를 보내지마]
잠재적 성폭력 범죄자의 성욕을 해소해주기 위해 성매매 여성이 필요하다는 논리, 이보다 더 인간을 수단이나 도구로 보는 시각이 있을까요? p.139


14. 나는 나를 증명해야하는가
에밀 아자르 [자기앞의 생] 


15. <율리시스>도 한때 음란물이었다 
외설이냐 예술이냐 장정일 [내게 거짓말을 해봐] 
​예술을 법으로 제단할 수 있는가


16. 서구,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다
마르잔 사트라피 [페르세폴리스]


17. 언니를 위해 존재하는 생명
조디 피콜트 [쌍둥이별: 마이 시스터즈 키퍼]
몸에 대한 결정권은 부모가 아닌 자신에게 있는데 형제자매를 돕기 싫다고 한다면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


18. 과학은 정답일까?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진실들
마이클 크라이튼 [공포의 제국] 


19. 힘으로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있는가
살만 루슈디 [악마의 시] 


20. 당신 같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베른하르트 슐링크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우리 모두의 책임, 죄책감, 불편함을 안고 사라져주기를 원한 것 아니었을까? 사회 전체가 저지른 일을 몇몇 개인에게 환원시키고 잊어버리려고 한 것은 아닐까?  


21. 정치범, 대역죄인의 다른 이름
E. L. 닥터로 [다니엘서] 
 

22. 유신의 추억
주노 디아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독재 시절에 대한 향수의 불편함
 

23. 음모론 대 국론통일
돈 드릴로 [리브라: JFK 암살범에 관한 기록] 


24. 모든 전쟁은 범죄다
조지프 헬러 [캐치-22] 
 

25. 테러범에겐 법정이 따로 필요없다?
살만 루슈디 [광대 샬리마르]
 


26.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자들에게
공산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한 아서 케슬러 [한낮의 어둠] (p.261-262)

 




저자가 소개한 26개의 목록 중에 읽은 책이 한 권도 없었다. 그중에서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쌍둥이별: 마이 시스터즈 키퍼], [자기앞의 생], [나를 보내지마], [주홍글씨], [파리대왕], [경계에 선 아이들], [강간, 사랑 이야기], [다섯째 아이], [시계태엽 오렌지] 이렇게 10권을 위시리스트에 추가했다.  

 

 

 

 

 

 


저자의 검사 시절 잘못 풀어준 범죄인에 대한 자기 책망으로 법률가로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어떤 것이 정의인지 고민할 때, 저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이론적인 해설이나 훈계조의 가르침이 아니라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라고 했다. 소설이나 영화 혹은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보면 아무리 간단해 보이는 일도 나름의 모순을 가지고 있고, 그 해결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눈이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이다. 모든 이야기에는 양면성이 있고 나름의 딜레마가 있다. (_머리말 참고) 해결하기 어렵고 복잡한 모순 속에서 조금씩 진실에 접근하는 즐거움을 저자가 이야기를 통해 나누어주었고, 나는 독자로서 그 즐거움을 함께 했다. 그 즐거움이 책소개와 함께여서 배가 되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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