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가을의 끝자락이지만, 여름인 이곳에서 4월과 7월을 상상하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 낮에는 7월의 뜨거운 열기가, 밤에는 4월의 선선한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4월의 미, 7월의 솔~♬ 하며 자연스레 흥얼거려지는 노랫가락이 입안에 자꾸 맴도는 어느 날, 김연수 작가의 소설 [4월의 미, 7월의 솔] 중 동명 대표단편만 다시 읽어보았다. 2013년 11월 발매됬으니 딱 일년만이다. 출간된 당시 문학동네 독자스탭을 하고 있어서 낭독회, 사인회에 참석은 못했지만 사인본은 받을 수 있었다.
함석지붕집이었데, 빗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우리가 살림을 차린 사월에는 미 정도였는데. 점점 높아지더니 칠월이 되니까 솔 정도까지 올라가더라. |
사월에는 미 정도였는데, 칠월이 되니깐 솔 정도까지 올라가더라.
책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표지는 한 번도 맛 본 적 없는 갈색맛이 났고, 미와 솔의 느낌을 함유했다.
그리고 자꾸만 맴도는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이란 단어의 조합이 글 전체를 압도해버렸고, 이아립의 노래는 내 귀에 머물러 흥얼거림으로 존재했다. 11월의 끝을, 김연수의 단편으로 내 시간을 가득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