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강 오정희 컬렉션
오정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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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의 <불의 강단편집을 다 읽었다육 년쯤 전에 <완구점 여인>을 읽고 다른 단편들은 읽지 못했다막연히 엄청난 단편이라는 인상만 남아 있어서 다시 읽고 싶었다이번엔 <완구점 여인>을 다시 읽기 전에 꼭 다른 단편도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완구점 여인>은 단편집의 맨 마지막에 실려 있었기 때문에 이 단편을 읽으려면 다른 단편도 꼭 읽어야 했다첫 단편 <불의 강>을 읽을 때 느껴졌던 감정의 종류와 흐름들이 다른 단편들에서도 다른 공간과 다른 인물의 틀 안에서 바뀌어 제시되고 있었다어떻게 해도 잘 떨어지지 않는 다른 슬픔의 이유들을 가진 사람들이 보였다슬픔에 공감되는 한편 계속해서 들던 의문은 왜 이렇게 슬퍼야 할까누가 이 사람들을 이렇게까지 슬프게 만들었을까하는 것들이었다.


 

<불의 강>외에는 <목련초>와 <봄날>과 <완구점 여인>이 좋았다. <목련초>에서는 배를 타고 급히 마을을 떠나는 아버지새어머니, ''의 이미지가 등장하는데 좋아하는 영화 <마음의 속삭임>에서 주인공을 버리고 배를 타고 섬을 떠났던 이미지가 연상됐다. <완구점 여인>에서 화자의 주된 정서 중 하나인 수치스러움에 관해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싶다읽고 난 직후에는 이 수치스러움은 화자가 여성에게 갖는 욕망과 연결되어 있고그래서 수치심의 근원적인 이유에는 레즈비어니즘이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포빅한 측면이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곰곰이 더 생각해보니 사회가 승인하지 않은 욕망은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비록 그 욕망이 비밀스럽게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충족된 개인에게 사회적인 수치심을 느끼게 하지 않을까그렇다면 <완구점 여인>의 화자가 느끼는 수치심은 화자 내면의 호모포빅보다는 화자가 속한 사회의 호모포빅을 반영한 것이라고 봐야 옳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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