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써보려는 것은 내 고단한 청춘의 소망이었다. 나는 밥벌이를 하는 틈틈이 자료와 기록들을 찾아보았고, 이토 히로부미의 생애의 족적을 찾아서 일본의 여러 곳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안중근의 짧은 생애가 뿜어내는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했고, 그 일을 잊어버리려고 애쓰면서 세월을 보냈다. 변명하자면, 게으름을 부린 것이 아니라 엄두가 나지 않아서 뭉개고 있었다.”
“미조부치는 끊어지려는 신문의 맥락을 힘겹게 이어갔다. 미조부치는 그물을 넓게 던져서 안중근을 가두어놓고 천천히 조여갔다. 안중근은 그물의 범위 밖에 있거나, 그물을 찢고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