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아버지. 아버지 딸, 참 오래도 잘못 살았습니다. 그래도 뭐, 환갑 전에 알기는 했으니 쭉 모르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딸을 대장부의 몸으로 낳아주신 것도, 하의 상의 인물로 낳아주신 것도 다 이해할 터이니 그간의 오만을, 무례를, 어리석음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길... 감사합니다, 아버지. 애기도 하는 이 쉬운 말을 환갑 목전에 두고 아버지가 가고 난 이제야 합니다. 어쩌겠어요? 그게 아버지 딸인 걸. 이 못난 딸이 이 책을 아버지께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