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계산하셔야죠.”
“아, 계산. 나 여기 아들이에요. 그냥 찍어놔요.”
그제야 민식은 자신이 편의점 사장의 아들임을 밝히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 그런데 신분을 밝혔음에도 사내는 꿈쩍 않고 선 채로 그를 응시할 뿐이었다. 오호라, 나잇살 먹었다고 불편하다 이건가?
“왜? 일 안 해?”
이럴 땐 먼저 반말로 야코를 죽여야 한다. 하지만 사내는 여전히 꿈쩍도 안 했다.
“나 여기 주인 할머니 아들이라니까? 못 알아들어?”
“증명……해봐.”
“뭐?”
“증명해보라고. 사장님…… 아들인 거.”
“지금 반말했냐?”
“어. 너처럼.”
“야 이 자식아. 너 사장님 못 봤어? 나랑 닮았잖아. 눈매며 매부리
코며. 안 그래?”
“안…… 그래. 안…… 닮았어.” (179~180쪽)